농협 직원 필수품 ‘녹색 조끼’...장마철에 바빠진 사람들

농협 직원 필수품 ‘녹색 조끼’...장마철에 바빠진 사람들

매년 반복되는 수해, 농협 복구·예방 구슬땀
올해 엘니뇨 발달로 남부지방 폭우 예상
농작물·시설물 안전점검 등 대비태세 돌입

기사승인 2023-06-29 06:01:00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지난해 8월 경기 양평군 원덕1리 마을을 찾아 재해복구 지원활동을 펼치는 모습.   농협중앙회 

“도움의 손길 덕에 우리가 힘내고 살아요”
경기도 양평에서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민은 지난해 8월 폭우 피해에 힘겨운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을 향해 29일 이같이 말했다. 양평군은 지난해 8월 8~11일간 4일 누계 평균 550㎜의 집중호우가 내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이다.

최근 태풍과 폭우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농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어김없이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전라·경상 등 남부지방에는 27일 밤부터 최고 274.6㎜ 비가 내려 농민들을 시름에 빠지게 만들었다. 

수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당장 절실한 것은 사람의 손길이다. 빗물과 함께 흘러넘친 토사를 제거하고 무너진 비닐하우스 철거는 물론 수몰된 밭을 복구하는데 모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영향이다. 이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녹색 조끼를 입고 복구 지원에 나서는 농협 직원들이다. 

지난해 수해 피해를 본 양평군 원덕1리에도 농협 직원들의 수해 복구 손길이 미쳤다. 원덕1리에는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소속 임직원 20여명이 수해 직후 방문해 마을과 농지에 떠내려 온 쓰레기와 토사 등을 제거하고,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현지 한 농민은 “물이 들었다가 빠지면 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저희만으로는 그것들을 못 치운다”며 “농협에서 와서 마을에 침수된 주택이나 흘러넘친 흙을 치우는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희도 이제 다른 데서 재난이 발생하면 아무것도 없지만, 그럴 때는 또 도움의 손길을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고 말했다. 

당시 농협은 농민들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의 농협 지역본부와 시군지부별 재해복구지원단을 조직해 수확기 전까지 약 한달 간 집중 지원에 나섰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도 양평 피해현장을 방문해 피해복구에 동참했다.

여기에 병해충 방제 활동이나 가축 전염병 예방, 농기구 수리, 수해 농산물 소비촉진 행사에 나섰다. 피해 농가를 위해 농협상호금융과 농협은행에서 금융지원도 실시했다. 

올해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농협 직원들은 다시 농민 수해지원 태세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올해 엘니뇨의 발달로 인해 올여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은 일단 본격적인 농민 수해 피해가 발생하기에 앞서 피해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수해 피해에 대비해 농작물·시설물 안전 점검을 지원하고, 수해 발생 시 농업인 행동요령을 전파하는데 힘 쏟고 있다. 

수해 발생 시 신속한 지원을 위해 재해대책상황실 가동과 함께 비상근무체계 돌입도 계획하고 있다. 피해복구 자금 지원을 위한 재원도 미리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은행은 28일 남부지역에 농민 폭우 피해가 확인되자 당일 바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피해발생 예상지역을 사전점검하고 기상상황을 면밀히 관측하고 있다”면서 “수방자재 및 병해충 방제용 농약을 미리 확보하면서 농업인의 행동요령을 전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업인들은 수해에 대비해 논 물꼬, 밭고랑, 배수로 등을 정비하고 하천과 배수로의 가설물을 제거해 달라”면서 “논두렁과 제방이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곳은 비닐로 피복해 피해 놓고, 비닐하우스 등은 결속을 단단히 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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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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