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구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롯데쇼핑 측의 연장책에 또 다시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전주시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마이스(MICE)산업 중심의 복합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해 야구장에 이어 종합경기장 시설의 철거 절차에 돌입했다.
시는 약 110억 원 정도를 투입, 7월 중에 경기장 및 부속건축물 연면적 3만6,751제곱미터(부지면적 12만715제곱미터)에 대한 실시설계 및 해체계획서 작성 용역을 발주하고,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4월에는 철거 공사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롯데의 계약 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부지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종합경기장 철거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철거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민선8기 1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추진하는 사업이 없다는 시민들의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그런데 (주)롯데쇼핑이 또 다시 사업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전주시가 롯데쇼핑에 계속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올 상반기 (주)롯데쇼핑 대표에게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 롯데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전주시 자체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주)롯데쇼핑 측은 6월 경 전주시에 '사업을 계속 지속하고 싶다'는 의향의 공문을 보내왔다.
그런데 (주)롯데쇼핑 측은 '기업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공문의 내용을 비공개로 다뤄줄 것을 전주시에 요청했다.
전주시 역시 '공문 내용의 정보공개 요청'에 "기업의 영업 비밀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시기, 규모, 협약 변경 내용, 계약 시기, 착공 및 준공시기 등을 모두 비밀에 부치고 있다.
올해 초 전주시는 (주)롯데쇼핑과 부지의 장기 임대를 대물 변제로 바꾸고, 감정평가를 협회의 추천사로 하는 등의 협약 변경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주)롯데쇼핑 측은 공문에서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있음'만을 밝혔을 뿐, 전시컨벤션센터 규모나 호텔 등급, 백화점 부지 규모 등 변경 내용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또 다시 롯데의 시간 끌기 시도에 전주시가 휘말려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롯데쇼핑이냐 전주시냐 개발 주체에 상관없이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은 당장 착수해도 6~7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다.
전주시민들은 롯데 측의 답변에 20여 년을 끌어 온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이 또 다시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민 K씨(58)는 "(주)롯데쇼핑은 전주시민의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하며, 전주시는 당장 롯데 측의 의도를 확인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종합경기장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주=황성조 기자 food2drin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