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성남FC 수비수 이상민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KFA는 18일 “협회는 지난 14일 발표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 과정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사실을 겸허히 인정한다”라며 이상민 선발을 철회했다.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올 9월 개막하는 항저우 대회에 나설 22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는데, 명단에는 수비수 이상민을 포함했다.
이상민은 K리그2(2부리그) 충남아산 소속이던 2020년 5월21일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전력이 있다. 심지어 구단에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3경기에 출전해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상민에게 15경기 출장 정지와 4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징계를 마친 뒤 이상민은 K리그에서 꾸준히 뛰었고 연령별 대표팀에도 뽑혀 공식전 6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하지만 이상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뛴 부분이 KFA의 규정 미비로 인한 실수인 점이 밝혀졌다.
이상민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형이 확정됐다. KFA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 ‘음주운전 등과 관련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면,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규정상 이상민은 다음달 4일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
KFA 측은 “해당 선수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는데도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됐다”라며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돼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 절차 처리에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대표팀 명단 확정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해외 국가의 사례를 참조해 서약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프로축구연맹에서 표준계약서 제공 시 문제 경력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라며 행정상의 미숙함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감독 역시 “감독과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미 대한체육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2인 명단을 제출한 KFA는 대체 선수 발탁이 가능한 지를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 교체는 첫 경기 6시간 전까지 가능하지만, 부상 또는 의학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