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권신청 인기지역인 천안시청 민원실은 연일 북적이고, 시청 주차장은 신청자 차량들로 포화 상태다.
천안시의 여권발급 건수는 지난 6월 기준 8000건으로 전국 발급기관 254곳 중 6위다. 인구 66만명 도시가 인구 108만명 고양시(7568건, 7위)보다도 많다. 인구 100만명 도시인 수원·성남과 서울 강남 3개구에 이은 여권 최다 발급 지자체인 셈이다.
그런데 천안에 신청자가 몰리는 이유가 그들과는 조금 다르다. 앞 순위 지자체들은 대규모 사업장이 밀집해 타지역 거주 직장인들의 여권 신청이 많은 편이다. 반면 천안은 인접 도시 주민들이 근접성 등으로 천안시청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시 여권팀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크게 늘더니 6, 7월 연속 8000건을 기록했다”면서 “가까운 아산시 주민들이 천안시청에 여권 발급 신청을 많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의 아파트 밀집지역 배방읍·탕정면 주민들은 천안생활권인데다, 천안시청이 아산시청과 비슷한 거리이거나 더 가까워 천안을 찾고 있다.
천안시청 주차장은 항상 만석이다. 하루 평균 여권 신청이 약 400건이니 추측건대 차량 200~300대가 이곳을 찾는다. 청사 내 지하·지상 주차공간이 344개 면에 불과하니 늘 북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다른 행정 민원인들의 주차 불편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여권팀에 따르면 올해 초 여권 접수대 직원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렸는데도 역부족으로 야근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아산시민들이 편리성 때문에 여권 발급을 위해 천안시청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면, 아산시가 세금 내는 주민들 위해 천안시에 인력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또 아산시가 탕정역 등에 여권발급 출장소 설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시는 운정출장소, 화성시는 동탄출장소, 평택시는 송탄출장소 등 주민밀집지에 시민 편의를 위한 출장소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