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제지(주)가 폐타이어나 폐비닐을 태우는 소각장 건축을 전주시에 신청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청서를 거짓 내용으로 접수해 행정을 기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천일제지(주)는 고형폐기물연료(SRF) 활용 발전시설 건축 허가를 전주시에 신청했다.
천일제지(주)는 지난 2022년 전주시에 제출한 신청서에 “바이오 SRF를 하루 150톤씩 사용하겠다”면서 청소지원과에 허가 신청을 냈지만, 환경위생과에는 ‘일반SRF’로 신청해 거짓 서류로 행정을 기망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천일제지(주)가 전주시를 상대로 낸 신청서가 거짓 내용으로 행정을 기망하고, 전주시를 속여 허가를 받아내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생활폐기물이 원료인 SRF 고형연료는 폐합성수지류, 폐합성섬유류, 폐고무류, 폐타이어 등을 원료로 코르크나 펠릿 형태로 제작된다.
일반 SRF를 사용하면 대기배출 저감 시설을 설치한다 해도 화학 미세먼지는 물론,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 등 각종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전국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바이오 SRF(Biomass-Solid Refuse Fuel) 고형연료는 폐지류, 농업폐기물, 폐목재류, 식물성 잔재물, 커피찌꺼기 등이 원료로 발암물질 배출 비중이 낮다.
천일제지(주)가 전주시를 상대로 낸 신청서의 거짓 내용은 그 결과의 차이가 매우 크다.
또한 천일제지(주)는 올해 초 전주시 팔복동 감수리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마을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면서 청소지원과에 SRF 사용 허가를 재신청했다.
반면 '주민들의 반응이 부정적이다'는 동향이 전주시에 접수되는 등 지역주민들의 소각장 건축 반대 여론이 비등하자 청소지원과는 '덕진구청 건축과 및 주민동의를 얻어내는 절차를 지키라'며 신청서를 재차 반려했다.
현재 천일제지는 덕진구청 건축과에 SRF 사용 시설 건축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두 차례나 거짓 내용으로 행정에 시설 사용 허가 신청을 시도한 천일제지(주)를 덕진구청은 구청 홈페이지에 해당 건축허가 신청에 대한 사전고지 안내문을 공고하는 등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밟고 있다.
구청 안내문에는 SRF 사용시설 건축 허가에 대한 위치, 구조, 규모에 관련된 사항만 적시됐을 뿐 SRF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또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 예상 범위마저 500m~1000m로 작게 잡아 추후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회 최지은 의원은 "송천1,2동 등 오염물질 대기배출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주민들은 SRF 시설은 절대 안 된다는 분위기"라면서 "아파트별 주민들이 반대서명 운동을 하는 등 전주시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의회 김학송 의원도 “천일제지(주)의 SRF 시설 설치 시도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지역구 의원들도 시설 반대 의견을 전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주=황성조 기자 food2drin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