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이 오픈마켓 브랜드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 소비 패턴을 반영해 지마켓과는 차별화된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옥션은 특성화된 주력 프로모션을 과감하게 선보이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킬러 카테고리 강화 등 브랜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옥션은 TF팀을 구성해 모든 기획전 코너와 특가딜 상품을 단 하나의 파트너사 브랜드로 채운 ‘극한특가’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옥션 사이트 내 모든 트래픽을 하나의 브랜드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트너사는 노출 확보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 초기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도 냈다. 실제 1회차였던 ‘LG생활건강’ 편에서 해당 브랜드는 일평균 거래액 대비 약 50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날 옥션에서 구매한 고객 4명 중 1명이 LG생활건강의 제품을 구매한 셈이다. ‘삼성전자’편에서는 옥션에 입점한 삼성전자 공식 셀러의 경우 평시 1개월 치의 매출을 단 하루 만에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8월엔 ‘식품특가’도 신설했다. 극한특가의 포맷을 동일하게 활용하되, 브랜드 대신 하나의 카테고리 품목인 식품에 적용한 버전이다. 빅브랜드와 중소기업, 국내 농수축산업체는 물론 식품 관련 해외직구 셀러를 포함한 총 2000여 셀러가 참여하며 식품셀러 매출이 급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각 카테고리별 특성도 강화했다. 지난달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옥션별미’ 프로모션을 상설관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옥션별미는 실패 없는 식품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로, 기존 구매고객의 별점이 5점 만점 중 4점 이상인 우수 상품만 엄선해 할인 판매하고 있다.
실제 고객들의 선호도도 높다. 올해 1~7월 옥션별미에 선정된 상품 매출은 평시 대비 평균 19배 증가했다. 그간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옥션별미에 대한 긍정적 구매경험을 확대해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 전반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옥션만의 차별성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에는 ‘건강식품 상설 전문관’도 오픈했다. 건강식품은 옥션 내 재구매로 인한 고객 유입이 많은 상품군이자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카테고리다. 건강식품 상설관을 PC버전 상단의 프로모션 배너를 통해 소개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앱 버전 상단에 아이콘을 배치하는 등 접근성도 강화했다.
옥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옥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인기가 높은 브랜드에 혜택을 올인하거나, 고객이 선호하는 카테고리를 선택해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이를 적극 반영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션은 올 초부터 옥션의 일부 카테고리를 특화해 경쟁력 있는 오픈마켓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이를 테면 건강, 식품 등 특정 카테고리의 프로모션 혜택을 비롯해 검색 기능 강화, 검색 탭 신설 등 옥션만의 확실한 킬러 컨텐츠를 특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마켓과 옥션이 한 법인에서 같이 공존하는 가운데 콘셉트가 겹치면서 옥션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있어온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또 생존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세계 유니버스 통합에 따른 각 신세계 계열사만의 멤버십 운영 방향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옥션과 지마켓은 플랫폼이 같은 듯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 “현재로선 상품이 연동되면서 서로 비슷한 오픈마켓이 운영되는 건데 독립된 차별성을 가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