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가결, 단 한표의 차이가 주는 정치적 의미 [쿠키칼럼]

체포동의안 가결, 단 한표의 차이가 주는 정치적 의미 [쿠키칼럼]

기사승인 2023-09-25 08:00:20
김재섭

현재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으로 도봉구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서 활동한 바 있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까지 운동선수를 꿈꿨지만 큰 수술을 겪어 선수의 꿈을 접고 학업을 이어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후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한 적도 있다. 보수 논객으로서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

지난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결로 결정되었으니, 이제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야 한다. 여기서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구속된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정치판은 요동칠 것이다. 야당은 벌써 내분이 시작됐다. 당장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나섰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이루어진 민주당의 첫 최고위 회의에는 민주당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한 살벌한 언어가 난무했다.

어떤 민주당 의원은 ‘부결’ 인증을 하고 나섰다. 체포동의안 가결이 주는 정치적 의미를 헤아리기보다, 의원 개인이 개딸로부터 배신자의 낙인이 찍히는 것을 피하는 게 급했다.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은 여전히 ‘가결의 교훈’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재적의원 298명 중 295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이다. 숫자를 따져보면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인 148표인데, 가결표가 149표가 나왔으니 단 한 표 차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셈이다.

‘1표’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가 오묘하다. 이 대표는 아주 간발의 차이로 구속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정치권에서 이 ‘아슬아슬함’이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당장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단 0.73%포인트라고 하는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당선됐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소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혀 패인을 분석하기보다 ‘승리할 뻔했던 이유’만 찾았다. 이 후보가 패배한 결정적 원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난 5년간 저질러온 내로남불, 무능, 권력형 성비위 등의 정치적 배신 탓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철저한 개혁을 함으로써 국민들께 신뢰를 회복하는 대신 못 얻은 0.73%만 메우면 되는 걸로 착각한 듯하다.

패배의 이유 대신 ‘승리할 뻔 했던 이유’에 집착한 민주당의 행보는 한심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를 다시 보궐선거에 내보냈다. 또 당대표로 선출했다. 당연히 이어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대패했다. 이후 끊임없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내홍을 앓았다. 아슬아슬함이 주는 정치적 의미를 반대로 해석한 까닭이다. 마찬가지로 가결 1표의 차이는 의미심장하다. 불순물을 걸러내듯이 반대표를 던진 29명의 민주당 의원을 찾아낼 것이 아니라, 그 많은 의석수에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야 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아슬아슬함 안에서 도도한 민심의 의미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민주당은 반대로 갈듯하다. 가결의 정치적 의미를 받아들이기보다, 반대파를 제거하고 이 대표 지키기를 재탕할 가능성이 크다. 민심의 거꾸로 읽은 대가는 매우 혹독할 것이다.

jaesubkim7@naver.com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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