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마약인데” 잔여 의료용 마약 수거사업 예산 ‘동결’ [2023 국감]

“이것도 마약인데” 잔여 의료용 마약 수거사업 예산 ‘동결’ [2023 국감]

기사승인 2023-10-16 16:50:29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료용 마약 처방이 늘어났지만, 먹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 의약품 수거량이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예산까지 동결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마약 처벌 뿐 아니라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사업’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성과가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해 폐기하는 해당 사업은 잔여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방치 또는 의도적 보관을 감소시켜 안전한 폐기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해당 사업 규모는 축소됐다. 지난 2022년 경기도 전역에서 실시한 해당 시범사업은 총 69개의 약국이 참여해, 9024개의 마약류 의약품(555kg)을 수거했다. 그러나 2023년의 경우 경기도 부천으로 해당 사업의 규모를 축소해, 88개 약국에서 9485개(740kg)를 수거하는 데 그쳤다. 

마약류 의약품 수거량이 줄어든 건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늘어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은 2020년 17억5000만개에서 2022년엔 18억7000만개로 증가했다.

예산은 3년째 제자리다. 2022년에 시작된 해당 사업은 1억8100만원을 배정받아 경기도 전역에서 시행됐지만, 2023년 동일한 예산을 배정받아 경기도 부천으로 사업 범위를 축소시켰다. 2024년 정부 예산안도 1억8100만원으로 동결됐다. 

전 의원은 “의료용 마약의 처방이 늘어났는데 성과와 예산의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쓰고 남은 약에 대한 수거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범죄자를 잡는 일에만 치중하고 예방하는 일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마약류 의약품 처방 환자에게 반납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반납 환자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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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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