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무마시키려고 제보자 A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였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내렸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변화를 자연스럽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 해악 고지로 볼 수 없다는 1심의 판단에 동의해 검찰의 항소이유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 양현석이 우월적 지위와 상당한 연예계 영향력을 갖고 회유성 발언을 한 점엔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죄 행위를 한 당사자인 김한빈(당시 그룹 아이콘 멤버, 활동명 비아이)에겐 어떤 확인 절차를 거치치 않고 자신보다 나이 어리고 열등한 사회적 지위에 있던 피해자를 야간에 타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진술을 질타한 점은 문제”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이어 △ 실질적 대표 지위를 이용해 수사기관에 진술한 피해자를 불러 진술 번복을 요구하고 방조한 행위 △ 진술 번복으로 김한빈 내사 종결 후 공익신고로 다시 수사가 진행돼 김한빈에 대한 처벌이 이뤄짐에 따른 피해자의 자유 진술 침해 및 사법기관 권리 상당 침해 △ 김한빈으로 인해 적지 않은 이익을 취했을 가능성 등을 들어 양현석의 죄질을 판단했다. 반면 양형사유로는 △ 뒤늦게나마 김한빈의 처벌이 이뤄진 점 △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들었다.
이날 법정에 양현석과 함께 자리한 공범 김모씨는 초범인 것을 창작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가수 연습생이었던 A씨는 2016년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했다가 이후 번복했다. 해당 사건은 A씨가 3년 뒤인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 외압으로 진술을 바꿨다고 제보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A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양현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양현석에게 면담강요(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4항 위반)와 방조죄 등 공소 사실을 추가해 항소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