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현역 의원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송기호 더불어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은 송파을 지역구에 대해 ‘험지’가 아닌 ‘28년 동안 살아온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정 당의 우세지역인지 열세지역인지는 정치에 도전하는 데 핵심 비중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28년 동안 애정을 가지고 살면서 ‘어떤 송파’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쿠키뉴스는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서울종합운동장 인근 카페에서 송 위원장을 만났다. 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LG트윈스가 29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송파에도 그 열기가 이어졌다.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는 송 위원장은 야구공을 가져와 만지작거리며 총선에서 승리할 자신만의 비책에 대해 “나는 언제든지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 내게 던질 수 있냐고 묻지말라”고 말했다. 야생마라고 불린 이상훈 선수가 2002년 코리아시즌 때 했던 명언을 인용했다.
그는 “누가 더 시민들 속에서 국민의 변화를 만들어 왔느냐, 그런 점에서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 던질 수 있냐고 묻지 말고 던지라고 말해 달라”라며 “결국 저의 진정성, 애정을 송파시민 분들이 받아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줄곧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20%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아닌 특정 당에 신뢰를 주지 않는 분들”이라며 ‘심판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고 최종 결정을 했던 사람들이 어떤 판단으로 무슨 근거로 결정했는지 이런 것을 설명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우리 당은 진솔하고 책임성 있게 돌아보고 국민에게 다짐하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에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송파을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우리 지역에서 이 지역 당원 또 시민 속에서 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고 송파시민들도 실질적으로 오랫동안 시민 삶 속에서 활동해온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송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변호사로 활동해오다 정치 입문 계기가 무엇인지.
▷시민사회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정치가 주는 변화보다는 시민운동, 대중운동 등 직접 활동하는 게 우리 사회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민주사회 변호사 모임을 해왔다. 그런데 2014년 세월호를 보고 정치를 생각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박근혜 정권은 점점 더 철옹성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정권이 교체되어야 할 정도로 정말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었다. 국가가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좌절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겠구나라고 느꼈고 정치를 통해 직접적으로 정권교체 등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1998년에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지금까지 쭉 변호사 활동을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지금도 변호사 업무를 수행 중에 있는지? 맡고 계신 소송 중 하나 정도를 소개해 주신다면? 해당 소송에서 어떤 판단을 기대하고 있는가.
▷가습기살균제 국가배상 사건을 맡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직접적 사망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피해자 인증은 못 받았지만 만 명 이상이 가습기로 인해 사망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서 일부 피해 배상을 했지만, 국가가 어떠한 사고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6년 정도 가습기 피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하고 있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가습기살균제에 들어간 유독화학물질은 그 자체를 국가가 유독한 지 확인해보고 승인을 해주는 절차가 있다. 이 물질을 사용해도 되는지, 유해성은 없는지 승인 신청하는 과정이다. 중요한 건, 국가가 유독하다고 심사를 했다면 화학물질이 가습기에 들어오지 못 했을 것. 이 화학물질들이 그 자체로 판매되지 않고 있으며 국민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이지, 유독화학물질을 사는 게 아니지 않나. 유독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세계에서 처음 출시됐는데 상품화시킨 것도 국가가 승인한 것. 일련의 모든 과정이 국가의 책임이다. 국가가 잘못했고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그래서 그 소송은 제게는 반드시 꼭 이겨야 하는 것이고 12월에 마지막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 선고를 할 텐데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송파을에서 출마할 계획이신 걸로 아는데, 송파을 지역구가 민주당에선 험지다. 송파을에서 출마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송파는 험지가 아니라 제가 사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정치라는 건 시민들의 길을 내어주고 시민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 지역이 특정 당 우세지역인지 열세지역인지 하는 것은 정치적, 근본적으로 핵심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28년 이상 살아왔고 아이들을 키웠고 또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셨다. 오랫동안 송파시민들 속에서 시민들과 같이 더 나은 송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래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누구보다 송파가 어떤 송파가 되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해서 여기서 출마했다.
-이 곳 송파을 지역구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의 배현진 의원이다. 어느 지역이든 아무래도 현역 의원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데, 불리한 도전자 입장에서 총선에서 승리할 자신만의 특별한 비책이 있을까.
▷야구 선수 중에 야생마라고 불리는 이상훈 선수가 2002년 코리아시리즈 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언제든지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 내게 던질 수 있냐고 묻지 말라” 저도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야구단에서 늘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저는 28년 송파에서의 삶 자체가 저로서는 승리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더 시민들 속에서 국민의 변화를 만들어 왔느냐 그런 점에서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 던질 수 있냐고 묻지 말고 던지라고 말해 달라. 항상 송파 시민들에게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저의 진정성, 애정을 송파시민분들이 받아줄 것으로 본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가 한참 진행 중일 때 박 전 위원장이 잠실 야구장을 간 것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선거활동에 돌입했는데, 만일 내부 경선에서 박 전 위원장과 경쟁을 하게 된다면 위원장님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계신가.
▷저는 민주당이 이기는 경쟁을 할 생각이다. 제가 이 지역 당원 또 시민 속에서 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이기는 경쟁을 통해서 이 지역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존중한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생각하면 송파시민의 선택은 실질적으로 오랫동안 시민 삶 속에서 시민과 더불어 활동해온 그런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쟁과정이 꼭 민주당 이기는 걸로 할 생각이다.
-위원장님께서 송파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현안은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송파가 아이들을 잘 교육시킬 수 있고, 그러면서도 경제 활력이 있는 송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히 경제 활력은 단순히 대치동 가까운 송파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송파 이 안에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부가가치가 높은 좋은 직장이 많은 송파로 부상하도록 기획하고 있다.
다만 현안 중에 하나가 송파대로 문제가 있다. 한 주에 50만대의 차가 이동하는 송파 기간도로다. 송파에서 원활한 이동 교통을 만들어주는 핵심적인 도로인데 송파구청에선 현재의 10차선을 8차선으로 줄일려고 한다. 저는 그 송파대로를 8차선으로 축소하는 건 아까 말씀드린 송파의 기본 사회 인프라의 잠재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파대로를 줄이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 20%가 굳건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하려면 무당층 20%를 끌어들여야하는데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왜 그런 잘못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당층들을 일반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정치에 신뢰가 없는 것. 그 원인을 민주당이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책임 있는 사람들의 설명이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고 최종 결정을 했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그때 어떤 판단으로 뭘 근거로 결정했는지 이런 것을 설명하는 절차가 전혀 없다. 윤석열 정권은 더 할 말이 없다. 이를테면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도 그거에 대해서 책임있는 설명을 안 한다. 뭐가 문제였는지,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래서 우리 당부터 진솔하게 책임성있게 겸허하게 돌아보고 국민에게 다짐하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무당층이 아닌 심판층이라고 생각한다. 심판받는 입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당층에 대하는 민주당의 자세여야 한다.
-송기호에게 정치란
▷책임이다. 정치인은 학자가 아니다. 연구해서 보고서 쓰는 게 아니라 그 길을 같이 가겠다는 것이다. 끝가지 시민 속에서 다수 시민들에게 유익한 길을 내면서 같이 나아가겠다는 것. 끝까지 함께하고 심판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몸을 던져서 그 길을 최선을 다해 제시했는데 국민이 아니라고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정치란 결국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