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꽉 조이는 부츠 신다간…혈류 엉킨 ‘하지정맥류’ 주의

추운 날 꽉 조이는 부츠 신다간…혈류 엉킨 ‘하지정맥류’ 주의

기사승인 2023-11-23 11:52:19
겨울철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부츠는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어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안암병원

#직장인 A씨(28·여)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롱부츠와 기모레깅스를 자주 이용한다. 체온을 유지하고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종아리 부위의 혈관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통증이 반복됐다. 병원을 찾은 A씨는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다.

23일 전흥만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 부위까지 꽉 조이는 부츠보다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혈관질환이다. 다리 정맥에는 60여 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해 피가 몰리게 되고 혈관 팽창을 유발해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종아리 부위 혈관은 울퉁불퉁 불거지게 되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붓거나 쥐가 나며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피부 색소침착, 피부염, 혈관염, 출혈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피부궤양까지 유발한다.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대사까지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온과 패션을 위해 착용하는 레깅스나 부츠는 다리를 압박해 혈액과 체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또한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온열기구를 강하게 사용할 경우 실내외 온도 차가 커져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탄력이 낮아져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남성보다는 다리 근력이 약한 여성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역류로 기능을 상실한 대복재 정맥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환자의 혈관상태에 따라 고위결찰 및 발거술, 국소혈관절제술, 레이저수술,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달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전흥만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하지정맥류가 간단한 수술로 완치되는 질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정맥혈전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들거나 오래 서 있는 생활을 하면 하지정맥류와 이를 유발하는 하지정맥순환부전을 겪을 수 있다”면서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을 갖고 압박, 운동, 약물, 수술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앉아 있을 때 다리를 꼬는 자세를 삼가고, 잠들기 전 발목에서 무릎 쪽으로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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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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