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받던 배우 이선균을 향한 애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8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선균의 빈소에는 사망 당일인 전날부터 연예계 동료를 비롯해 많은 이가 방문해 추모의 뜻을 표하고 있다.
슬픔 잠긴 연예계… 외신도 일제히 긴급 보도
현재 빈소에는 아내 전혜진을 비롯한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 등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이정재·정우성·마동석·전도연·하정우·조진웅·유재명·조정석·설경구·이성민 등 동료 배우와 봉준호·이원석·변영주·이창동·변성현 감독,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생전 그와 인연을 맺은 이들이 눈물로 그를 배웅했다. SNS에서도 추모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이사장 양윤호)에서는 이선균을 애도하는 글을 내부에서 공유하며 고인을 기렸다.
연예계에서도 예정됐던 행사와 일정을 변경하는 등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고인의 사망 당일인 전날부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배우 김성규의 인터뷰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제작발표회와 김한민 감독이 출연키로 했던 MBN ‘뉴스와이드’, 배우 김선호의 라이브 방송 등이 대거 취소됐다.
외신 역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출연한 배우가 사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AP 통신은 국내 언론을 인용해 사망 사실을 전했다. AP통신은 “K팝 스타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했다”면서 “악성 댓글과 사이버 괴롭힘이 극단적 선택 사례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영국 BBC는 “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고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명예가 상당히 실추됐다”고 짚었다. 미국 연예지 할리우드 리포터와 데드라인은 최근 한국 내 연예인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가 제기된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추모 분위기 속 엇갈리는 반응… 대중 갑론을박도
대중 사이에선 추모와 관련해 반응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SNS로 이선균을 추모하던 일부 연예인이 이선균의 최근 행적을 실수, 개인의 일탈로 언급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져서다. 여기에 일부 연예인이 자성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대중에 쓴소리를 하자 이를 향한 반감도 커졌다. 지나친 애도 분위기를 지적하는 반응도 생겨났다. X(옛 트위터)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와 자극적인 보도를 비판하되 그의 과오까지 감쌀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고인을 향한 관심이 과열된 것 역시 문제로 떠올랐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가 이날 새로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일부 매체가 고인의 자택과 소속사 사무실, 장례식장을 기습 방문한 데 이어 자신을 유튜버로 소개한 이들이 막무가내로 빈소를 찾아 소동이 일었다. 소속사 측은 “발인을 포함해 이후 진행되는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니 마음으로만 애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27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 주차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거주지를 찾아간 매니저가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받고 있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발인은 29일 정오 예정이며, 장지는 수원 연화장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