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국내 입지 좁아져…해외 공략 ‘승부수’

실적 부진에 국내 입지 좁아져…해외 공략 ‘승부수’

NHN·엔씨 등 글로벌 게임 출시 예정
원신, 버섯커 키우기 등 중국 게임 강세

기사승인 2024-02-15 14:00:02
엔씨소프트의 신작 ‘THRONE AND LIBERTY(TL)’ 이미지.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사들이 정체된 실적과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장악에 대한 돌파구로 해외 집중 공략을 택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해외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4일 정우진 NHN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출시한 ‘우파루 오딧세이 글로벌’ 출시를 6월로 계획한다며 일본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13일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통해 웹3 플랫폼 ‘오아시스’와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부진한 실적을 해외 시장에서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TL(THRONE AND LIBERTY)’이 해외에서 실적과 새로운 지표를 창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TL 글로벌 출시에 변화가 없고 최적 시기를 아마존에서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홍 CFO는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1%, 75% 감소한 수치다.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는 데는 국내 게임 시장 침체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3년 모바일 게임 현황’에 따르면 다운로드 수가 전년 대비 7000만건 감소했다. 지출 역시 한화로 6조9000억원 정도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약 6500억원 줄어든 수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팬데믹 효과가 사라지며 게임 기업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이미지.   크래프톤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시장 장악도 국내 게임사가 설 자리를 좁게 만든다. Joy Nice Games의 ‘버섯커 키우기’는 지난해 출시된 이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용자와 매출 모두 꾸준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 조사 업체인 센서타워가 발표한 리포트에서도 중국 게임사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에서 9월까지 수익과 다운로드 순위를 집계한 결과, miHoYo의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37Games의 ‘데블M’,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픽셀 히어로’ 등이 수익 상위 10개 순위에 들어갔다.

국내 게임 기업들은 해외 진출로 탈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위메이드플레이 ‘애니팡 머지’ 등이 연내 일본 출시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가 출시 예정이며 북미·유럽 시장 진출을 밝힌 곳들도 있다

크래프톤 같은 경우, 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게임사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인도 시장 역시 크래프톤이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기반을 다지고 성장하는 게 한계치에 다다르니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리는 게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미 등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들이 있다 보니 앞으로 진출하려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게임 개발도 잇따를 듯하다”고 덧붙였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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