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물가 관리를 위해 조기 금리인하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조기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것에 영향을 받아 혼조세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위원들은 고용 목표와 물가 관리 목표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향후 데이터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목표(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일부 위원은 “물가 안정을 향한 진전이 멈출 위험이 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는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는지 판단할 때 향후 경제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원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통화정책을 너무 장기간 유지할 경우 경기 하락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연준의 신중론이 재확인되면서 3월 FOMC에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후퇴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경제가 튼튼한 만큼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증시는 금리인하 지연 우려에도 상승과 하락이 갈렸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전일비 49.91달러(0.32%) 하락한 1만5580.87로 마감했다. 다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와 대형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올랐다. 다우지수는 48.24포인트(0.13%) 오른 3만8612.04, S&P500 지수도 6.29포인트(0.13%) 상승한 4981.80으로 장을 마쳤다.
한편 미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은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한국시간)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후퇴하고 가계부채 증가 문제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통위가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확인하고 후행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