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요 정비 사업이 공사비 문제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공사가 중간에 멈추거나 시공사조차 정하지 못한 사업장도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260가구를 짓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청담르엘) 사업이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다. 조합 집행부가 기존 대비 70% 가량 오른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예정이다.
청담르엘 공사비는 2017년 계약 당시 3726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협의를 거쳐 6313억 원으로 69.4%(2587억원) 증액됐다. 단지는 공사 중이며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사비를 증액하고 검증하는 절차에 들어간 게 맞다”라며 “공사비는 조합과 협의해서 제시했고 조합원 총회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을 완성시키는 게 목적이고 (공사비 검증도) 조합과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초⋅송파구 등 다른 강남권역도 이와 유사하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공사비가 책정되지 않아서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물가상승과 자재비 인상, 설계변경 분을 반영한 공사비 약 1조4000억 원 증액을 요구하는 공문을 최근 조합에 전달했다.
반포주공1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을 협상 중”이라며 “협상을 거친 다음 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공사를 정하지 못한 사업장도 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입찰이 최근 유찰됐다. 건설사들이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평(3.3㎡)당 810만원인 낮은 공사비가 원인으로 보인다.
시공사 선정이 한 차례 연기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화랑27차’도 이르면 오늘(26일) 시공사 모집 재공고를 낸다. 신반포27차 조합은 1차 공고 당시 공사비를 평당 908만원에 제시했다. 2차에선 공사비를 평당 958만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신반포27차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1차가 유찰됐고 오늘(26일)이나 내일(27일) 중 2차 공고가 나갈 것”이라며 “공고를 내고 일주일 뒤 현장설명회가 열리는데 그 때 찾아온 건설사를 만나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