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최고 기온이 17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꽃샘추위로 야외활동이 어려웠다면, 이번 주말은 따뜻한 봄 날씨를 즐기며 가족들과 나들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가 볼만한 곳으로 서울의 숨은 나들이 명소인 경희궁, 운현궁을 소개하려 한다.
“경희궁에서 시작해 돈의문 박물관마을까지 둘러보기”
경희궁은 도심 속에 있지만 고즈넉한 편안함이 있는 궁으로, 근대의 역사를 조용한 분위기에서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은 새문안 대궐 또는 서쪽의 궁궐이라 해서 서궐이라 불리기도 했다. 조선 5대 궁궐 중 하나로 왕족의 사저로 쓰이고 창덕궁과 짝을 이루어 경덕궁으로 불리다가 영조 36년(1760)을 경희궁으로 개칭됐다.
흥화문을 지나 숭정문까지 이어지는 길과 드넓은 광장은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숭정문에 들어가기 전 인왕산의 옆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데 경복궁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희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 근대 역사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마을 전체가 마치 박물관 같이 꾸며져 있다. 한양도성 서쪽 성문 안 첫 동네로서의 역사적 가치와 흘러간 근현대 서울의 삶과 기억을 고스란히 품고 서울형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재탄생한 도심 속 마을 단위 역사문화공간이다. 좁은 골목마다 다양한 추억의 장소들이 배치되어있는 게 특징이며, 특히 중앙 광장의 마을 안내소 건물의 파사드는 현대의 기술과 과거의 장면이 잘 조화되어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이발소, 극장 등 직접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운현궁 둘러보고 계동에서 다양한 체험하기 추천”
운현궁은 조선 말엽 왕가의 생활상을 간직한 고풍스러운 공간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품이 마련돼 있다. 조선 26대 왕이면서 대한제국 황제였던, 고종이 임금에 오르기 전인 12살까지 거주했던 곳이자,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이다. 젊은 고종을 대신해 흥선대원군이 약 10년간 국정을 이끌었던 곳으로 조선 후기 왕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미로처럼 연결된 경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이로당과 노락당이 함께 안채로 쓰였던 곳을 지날 때는 마치 건물의 아래인 듯 드나들 수 있는 낮은 출입구가 현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다양한 기념촬영을 할 수 있고 방문객이 많지 않아 궁의 여러 장소를 배경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가족과 연인과 함께하기 좋다. 운현궁 건너편에 있는 계동에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클래스가 진행되는 북촌 설화수의 집과 조향사의 집이 자리하고 있다.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아모레에서 1930년대의 대저택을 개조해 만든 설화수의 집 라운지에서는 무료로 예약 가능한 다양한 클래스가 열린다.
북촌 설화수의 집 바로 옆에는 아모레 퍼시픽에서 일하던 조향사의 공간을 테마로 꾸민 조향사의 집이 있어 향기에 관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연에서 채집한 수십종에 달하는 향의 원재료부터 그 배합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향기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