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2024 러시아 대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5선을 사실상 확정하며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87%의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폼(FOM)은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8%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들 여론조사 기관은 러시아 최서단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투표가 마감된 직후(모스크바 시각 오후 9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선관위는 개표가 40% 가까이 진행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634%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도 80%대 득표율이 나올 경우 이는 러시아 대선 역대 최고 득표율 기록이 된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8년 푸틴 대통령이 기록한 76.7%다.
브치옴 출구조사에서 푸틴 외 다른 후보 3명의 득표율은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4.6%,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4.2%, 러시아자유민주당 레오니트 슬루츠키 3%로 나타났다. 무효표 비율은 1.2%다.
폼 조사에서는 하리토노프 4.7%, 다반코프 3.6%, 슬루츠키 2.5%의 득표율이 나왔고 무효표 비율은 1.4%다. 응답을 거부한 유권자 비율은 36.5%에 달했다.
러시아 대선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되는 것이다.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대행을 맡은 푸틴 대통령은 2008∼2012년에는 총리로 물러나 있었지만,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올리고 실권을 유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