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4912명.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졸전 끝에 태국전 무승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시안컵에서 잡음을 남겼던 대표팀이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첫 경기에서도 아쉬운 경기력을 드러냈다. 홈 구장을 가득 메운 6만 관중 앞에서 졸전을 벌인 한국은 많은 숙제를 남겼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한국은 4-3-3 대형으로 경기에 임했다. 최전방에는 주민규가 위치했고 양 옆에 손흥민과 정우영이 자리했다. 백승호와 황인범, 이재성이 중원을 지켰다. 수비 라인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설영우로 구축했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 초반 태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흔들렸다. 전반 8분 수비 지역에서 공을 뺏긴 한국은 태국에 강한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골대 오른쪽 상단으로 향한 슈팅을 조현우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수세에 몰리던 한국은 19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 정우영이 간결하게 왼발 슈팅을 때렸다. 이때 공은 태국 골키퍼에 맞고 주민규 앞에 바로 떨어졌다. 하지만 주민규는 공에 발을 맞추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 이후 한국은 점유율을 올려가며 기회를 엿봤다. 마침내 전반 42분 한국이 상대 골문을 열었다. 왼쪽에서 이재성이 2대1 패스로 상대 좌측 선상을 뚫고 크로스를 올렸다. 공을 잡은 손흥민이 문전에서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기세를 탄 한국은 상대를 더 몰아붙였다. 후반 7분 태국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정우영은 골문 상단으로 강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수세에 몰리던 태국이 후반 15분 기습적인 역습 한 방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 수비 우측에서 판사가 강하게 문전으로 올린 공을 수파낫이 가볍게 골문으로 밀어넣으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일격을 맞은 한국도 곧바로 이강인을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후반 23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골로 기록되지 않았다.
화해한 두 선수의 연계가 나오기도 했다. 후반 25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이강인이 손흥민에 침투 패스를 건넸고, 공을 이어받은 손흥민이 위협적인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한국은 태국을 압박하긴 했으나 정작 중요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은 결정적인 기회를 연거푸 놓쳤다. 후반 43분 골문 앞에서 이강인과 손흥민이 연속 슈팅을 가져갔지만 모두 태국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후반 44분 백승호의 골문 앞 슈팅도 골대를 살짝 스치듯 지나갔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한국은 태국과 1-1로 비겼다. 홈에서 승점 1점 밖에 얻지 못한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한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연이어 치른다. 홈에서 승전보를 전하지 못한 한국이 태국 원정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상암=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