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네트웍스가 시중은행과 손잡고 자사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 활성화에 나선다. 시중은행과 함께 파킹통장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하나은행·케이뱅크 3개 은행이 모니모 제휴은행을 결정하는 경쟁 PT(프레젠테이션)에 지난 26일 참여했다. 모니모는 삼성 금융 4사가 선보인 금융 통합앱이다. 고객은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 금융 4사 거래현황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고 각 사가 제공하는 대표적 금융상품도 가입 가능하다.
모니모를 대표 운영하는 삼성카드는 최근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을 비롯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등 5개사에 협력을 제안했다. 신한, 우리은행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통합 앱인 ‘슈퍼쏠(SOL)’에 집중한다는 이유에서, 우리은행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번 제휴 확대 시도는 은행 없는 금융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금네트웍스는 모니모는 ‘모니머니’라는 포인트를 리워드로 제공하고 있는데, 은행과 제휴하게 되면 이를 활용한 다양한 혜택 제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네이버파이낸셜이 하나은행과 선보인 ‘페이머니 통장’과 비슷한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페이머니 통장은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이 금액을 충전하면 이 돈이 하나은행 계좌에 보관돼 이자까지 주어지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도 지정한 바 있다.
지지부진한 모니모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에도 기여할 지 주목된다. 모니모는 2022년 4월 출시됐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마이데이터 서비스(개별 기관·기업에 흩어져있는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를 지난해 6월에야 뒤늦게 도입했다. 모니모 MAU 증가세는 더딘 상황이다. 모니모의 MAU는 290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금융사 총 고객 3300만명(중복 회원 포함)의 10% 안팎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추진 사업인 마이데이터 사업이 자칫, 지나치게 한 금융사에 의존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이데이터 사업 본래 취지는 인허가 받은 모든 사업자 간에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은행과 손을 잡고 판을 키우게 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들 삼성과 제휴하려고 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기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에게 상당히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은행이 제안한 내용을 살펴보고 조만간 최종 협력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협력사 선정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