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여야의 과거 발언 리스크가 격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발언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국민의힘은 실언 논란으로 공천권을 박탈당한 도태우·장예찬 후보가 무소속 출마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막말 논란’ 김 후보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19년 2월 ‘김용민TV’에서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을 테고”라며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 부분과 관련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을 테니까”라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화여대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며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으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여성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들은 물론 현대의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이화여대 총동창회에서도 사퇴 요구를 하는 등 거센 반응이 일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후보 차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역시 후보들의 실언으로 논란이 됐다. 도 후보와 장 후보의 과거 발언 때문이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하는 도 후보는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라고 말해 비판의 중심이 됐다.
부산 수영구에 나서는 장 후보 역시 과거 페이스북에 ‘난교 실언’ 등을 해서 공천관리위원회의 재검증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두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도 후보와 장 후보 모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여권 표심이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영구에선 장 후보와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 논란은 과거에도 계속해서 있었다. 실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선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TV토론에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또 2020년 총선에선 차명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경기 부천병 후보가 세월호 유족들이 시위 텐트 안에서 문란한 성행위를 한다고 주장해 문제시 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과거 발언이 그만큼의 논란으론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각 후보가 정치권에서 파급력이 크지 않고 최근 나온 발언이 아닌 과거에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영향력이 과거보단 크지 않을 거 같다고 관측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발언 수위 자체는 쌔지만 인물 중요도가 조금 떨어진다”며 “이번 총선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냐, 과거 발언이냐에서도 차이가 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젊었을 때 실수로 했던 발언 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양해의 측면이 있다”며 “현재진행형으로 나오는 발언에 비해선 아무래도 영향력이 조금 낮을 거 같다”고 내다봤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