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회전문 깬다…‘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전국 확대

마약중독 회전문 깬다…‘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전국 확대

기사승인 2024-04-15 10:42:12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 자료사진

상당수의 마약사범들이 ‘투약-수감-투약’의 회전문을 돌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마약 중독의 고리를 끊기 위해 팔을 걷었다. 

정부는 15일부터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 재범 방지와 원활한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마약류 투약사범 중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건부 기소유예자에 대해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부여·진행하는 제도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등으로 이루어진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개인별 중독 수준을 평가한 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시범사업을 시행했는데, 기소유예자 총 22명이 참여했다. 시범사업 평가 결과, 참여자 모두 보호관찰기간 중 추가 투약 행위는 없었다. 참여자 개별 심층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심리상담 등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등 제도 효과성이 입증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로 구성된 ‘마약류 치료·사회재활 협의체’를 3차례 개최해 제도상 수정·보완 및 개선사항을 논의했고 연계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연계모델은 시범사업의 미비점을 개선해 운영한다. 검찰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마퇴본부)가 사전에 일정을 협의해 검찰 조사 당일 마퇴본부 전문상담사가 검찰청을 방문해 사전 중독평가를 진행하도록 평가 일정을 단축했다. 

검찰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도 신설된다. 이전엔 마약류 단순 투약사범 기소유예 시 선도, 치료, 교육 등 3종류로 조건부를 부여했으나, 앞으로는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참여조건부’가 신설돼 4종류를 운영한다. 또 ‘재활’을 조건부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투약사범 중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식약처 주관으로 정신건강의학전문의, 심리상담사, 중독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를 매월 2회 정기 개최해 신속하게 중독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한다. 전문가위원회는 최소 2명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포함한 6명 이상 전문가가 참여한다. 의학적 소견 등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부여할 예정이다. 위원회에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복지부의 치료보호제도와 적극 연계해 원스톱 치료를 지원한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이번 연계모델의 전국 확대는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마약류 투약 사범에 대한 적절한 치료·재활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은 “회복 의지가 있는 마약류 투약사범에게 치료‧재활의 기회를 확대하고, 연계모델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거나 재범을 저지르는 등 조건을 이수하지 못하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사법절차에 따라 기소할 것”이라며 “대상자들이 성실하게 프로그램에 임하여 치료·재활을 통해 재범 방지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보호관찰소에서는 대상자가 치료·재활 프로그램에 잘 참여하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정기·불시 약물검사를 적극 실시하여 재범을 억제하겠다”고 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권역 치료보호기관 지정 등 치료보호제도 내실화 및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과의 연계를 통해 마약류 중독자가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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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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