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쌀이 풍족하지 못할 때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식탁에 가장 많이 올렸던 메뉴다.
예전에는 양반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었으나 6⋅25전쟁 후 다량의 밀가루가 구호물자로 유입되면서 서민들의 중요한 주식으로 변형되었다. 그래서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자란 사람에겐 가난했던 지난날의 향수가 어린 추억의 음식으로 남아있다.
대전시 서구 변동 대전 자동차검사소 앞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건강한 수제비로 소문난 강연주수제비는 기존수제비의 형식을 깨고 국산재료만 사용해 만든 강원도식 수제비다.
금성육가공 11월에서 수제비, 비빔국수 전문 강연주수제비로 변신
이 집은 대전에서 이베리코 돼지고기로 유명했던 금성육가공 11월의 차재영, 강연주 부부가 지난 3월, 21년 전통의 이베리코 돼지고깃집에서 수제비, 비빔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밥집으로 상호를 변경한 곳이다. 메뉴는 수제비를 비롯해 비빔국수, 오징어부추전, 수육 딱 4가지.
수제비는 반죽과 함께 육수가 중요하다. 황태, 멸치 양파껍질 등 10여 가지 재료로 30분간 끓여 1차 육수를 낸 육수에 감자. 표고. 황태 등을 올려서 끓여 보약 같은 비법육수를 만든다. 직접 손 반죽을 해서 얇게 펼친 수제비 넣고 고명으로 부추, 김가루 들깨가루를 듬뿍 얹어 손님상에 낸다.
수제비는 맛과 함께 영양까지 살린 이 세상에 하나뿐인 강연주표 수제비다. 양푼에 담아 나와 양도 푸짐하다.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해져 전날 과음한 분들은 속이 한꺼번에 달래진다.
브로콜리장아찌 전국에서 유일하고 양배추동치미도 인기
비빔국수는 소면에 특제양념장으로 버무려 오이절임, 무채 등을 고명으로 얹어 손님상에 낸다. 특히 아삭이고추를 이용한 양념장 제조방식이 특이하다. 아삭이고추를 붉게 만들어 가루를 내 양질의 단맛을 가미시킨 뒤 마늘 등 각종양념을 넣고 1주일 숙성해서 사용한다. 매운맛보다는 새콤하고 달큰한 맛을 강조한 양념이다. 하지만 먹다보면 은근히 혀끝을 감도는 기분 좋은 매운맛도 숨겨져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밑반찬은 직접 담은 김치를 비롯해 동치미, 깻잎장아찌와 특이하게 브로콜리장아찌가 차려진다. 특히 브로콜리장아찌는 언뜻 보기에는 무청장아찌로 오인하기가 쉬운데 브로콜리꽃송이 바로 밑에 연한 잎만 사용해서 장아찌를 담는다고 한다. 동치미 역시 양배추와 무를 넣고 담은 강원도식 양배추동치미인데 시원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엄지척이 절로 나온다.
수제비는 물의 분량이 많아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위해 가능하다면 이 집 메뉴 중에 수육과 오징어숙주전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숙주의 아삭함과 오징어의 쫄깃함이 있는 오징어숙주전
수육은 국내산 암퇘지 꽃삼겹과 비계를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아롱사태를 사용해 팔각, 정향 등 16가지 한약재 등을 넣고 삶아 여기에 갓김치, 무생채, 부추김치와 새우젓을 올려 손님상에 낸다. 수육은 브로콜리장아찌와 양배추동치미와 함께 먹어도 별미. 주인장은 갓김치와 함께 싸먹기를 추천한다.
오징어숙주전은 밀가루 계란반죽에 숙주와 오징어, 부추, 양파를 넣고 빵가루를 뿌려 바삭한 맛을 낸 전이다. 숙주의 아삭함과 오징어의 졸깃함이 어우러진 식감으로 인기가 많다.
강연주 주인장은 남편 차재영과 함께 이베리코 돼지고기전문점 금성육가공 11월을 운영해 오면서 이미 음식솜씨에 대해 검증을 받았다. 강원도 횡성에서 솜씨 좋기로 소문난 친정엄마의 손맛을 이어받아 전통음식에 조예가 깊다. 특히 모든 식재료는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농사는 고향 횡성에서 친언니가 위탁재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고추를 비롯해 배추, 콩, 들깨, 오이, 브로콜리 등 다양한 품목을 수확하는데 주인장은 틈나는 대로 횡성으로 가서 농사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재배한 식재료를 가지고 직접 요리해 손님에게 제공하고 싶어
‘돼지고기 달인’으로 불리는 남편 차재영 주인장은 수제비와 비빔국수는 고깃집을 운영했을 때 후식으로 선보였던 메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게 손님들에게 맛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음식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21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한번은 우리가 재배한 채소로 직접 만들어서 우리만의 방법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어 밥집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수제비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층에서 추억의 맛으로 즐겨먹지만 일부는 어렵던 시절이 떠올라 기피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맛도 있고 싸면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수제비를 별미로 즐겨 찾는다.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그 맛의 깊이가 배어 나온다. 강연주의 이름을 걸고 정성과 혼이 담긴 추억의 수제비,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