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장례식이 수도 테헤란에서 이틀째 엄수됐다.
22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 현지 매체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임시 공휴일로 선포한 이날 테헤란대학교에서 열린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의 죽음을 기리는 장례 예배가 치러졌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직접 장례 예배를 집전했다. 그는 이란 국기와 초상화로 장식된 관들을 앞에 놓고 추모 기도를 했다.
국영 프레스TV는 테헤란대학교를 중심으로 시내 도로와 광장에 수백만명이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군 폭격에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추모 행사 때에 비하면 인파가 눈에 띄게 적었으며 이는 라이시 대통령이 역대 최저 투표율로 당선된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보도했다.
이들 시신은 테헤란 남부 아자디 광장으로 운구됐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운구 행렬을 뒤따르며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이 구호는 이란에서 열리는 정치 집회의 '공식 구호'로 통한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날 테헤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니예는 이날 장례식 행사에 앞서 군중을 이끌며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다.
라이시 대통령 시신은 장례 일정 마지막 날인 23일 남호라산주(州) 비르잔드로 운구됐다가 정오에 맞춰 시아파 최대 성지이자 라이시 대통령의 고향인 마슈하드로 옮겨져 이맘 알리 레자 영묘에 매장된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