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바둑을 열심히 두는 기사로 기억되고 싶다.” (서봉수 9단)
‘야전 사령관’, ‘된장 바둑’ 등 순국산 토종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레전드’ 서봉수 9단이 71세의 나이로 제11기 대주배 정상에 등극하면서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봉수 9단은 경기도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24일 막을 내린 제11기 대주배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 단판 승부에서 ‘기사회장’ 한종진 9단에게 310수 만에 백 15집반승을 거두면서 우승했다.
서 9단은 본선 16강에서부터 안조영 9단, 김은선 6단, 김혜민 9단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 26년 후배 한종진 9단과 대결 끝에 완승하며 역대 최고령 왕좌에 등극했다. 대회 첫 출전이었던 한종진 한국프로기사협회 회장은 결승에서 분패하면서 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우승 직후 서 9단은 “역전되는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승리한 것 같다. 오랜만에 우승을 해 더 기쁘고 앞으로도 열심히 바둑을 두는 기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1972년 19살의 나이에 제4기 명인전에서 당대 최강자 조남철 8단을 쓰러뜨리면서 입단 후 첫 우승을 기록했던 서봉수 9단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71세에 정상을 정복하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아울러 2021년 제8기 대주배 우승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통산 33회 우승을 수확했다.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후원사 TM마린 김대욱 대표를 비롯해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K바둑 임설아 전무, 이광순 여성바둑연맹회장 등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우승을 차지한 서봉수 9단에게는 우승 상금 1500만원, 준우승을 차지한 한종진 9단에게는 준우승 상금 5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제11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은 TM마린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았다. 제한시간은 예선 대국 각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 본선 대국은 각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로 진행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