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학과, 명지대 상대로 ‘폐과 무효’ 소송 제기

바둑학과, 명지대 상대로 ‘폐과 무효’ 소송 제기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도 법원에 탄원서 제출

기사승인 2024-05-27 17:11:28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수와 재학생, 한국바둑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등이 명지대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이영재 기자

27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수와 재학생, 한국바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힘을 합쳐 소송전을 시작했다.

2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남치형⋅다니엘라 등 명지대 교수와 재학생은 물론 바둑학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한국바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명지대를 상대로 개정학칙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아울러 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승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내면서 본격적인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법적 대응에 들어간 바둑학과 측은 명지대와 소송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바둑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바둑학과 TF’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학칙 개정을 통해 바둑학과를 ‘꼼수 폐과’한 이번 사안이 법정으로 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지난 2022년 12월 바둑학과 폐과 내용을 담은 명지대와 명지전문대 통합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명지대 평의회에서는 ‘실제 통합이 이루어져 전체 정원이 늘어나거나 하는 경우 바둑학과를 가장 우선적으로 복귀한다’는 조건으로 통합안을 의결했는데, 이는 사실상 바둑학과 폐과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5개월이 지난 2023년 4월, 명지대 입학 안내 페이지에는 2025학년도에 바둑학과 신입생을 현재와 동일한 21명 선발한다는 입시계획안이 올라왔다. 이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규정을 따른 것으로, 공지를 본 한국바둑고 3학년 학생을 비롯한 바둑학과 응시생들은 입학 준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지난 3월27일 쿠키뉴스 단독기사를 통해 들어난 실상을 살펴보면, 명지대 교무위원회는 2025학년도 바둑학과 신입생 선발이 제외된 학칙을 의결하고 개정된 학칙을 게시했다. 명지대는 대학교육협의회에 입학전형시행계획의 변경 승인을 요청하고, 이어 변경된 2025년도 입시계획안 및 2025학년도 입학요강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모든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소송을 제기한 바둑학과 측은 “바둑 인구가 줄고 있다는 명지대 측 폐과 사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위 선양은 물론 바둑 경기는 온라인에서 야구를 제외하면 여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 시청률을 자랑한다”고

한편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비롯한 대한민국 바둑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 및 선수 38명 전원, 바둑학과 출신 프로기사 30여명 등이 바둑학과 폐과를 반대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바둑학과에 힘을 실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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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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