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천재 바둑 소녀 스미레가 3개월 만에 한국 여자 바둑계를 평정했다. 지난 3월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기원 소속 객원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스미레 3단이 국내 여자 대회 정상에 올랐다.
10일 전라북도 남원시 계백한옥에서 열린 ‘제7회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 프로춘향부’ 결승에서 스미레 3단이 오유진 9단에게 232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는 그동안 아마추어에게만 출전 기회를 부여했지만, 올해부터 프로춘향부를 신설해 프로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기원 소속 여자 프로기사 32명이 출전해 첫 우승을 다퉜다. 중국 을조리그에 참석한 최정 9단, 김채영 8단 등을 제외한 여자 랭킹 2위 김은지 9단, 4위 오유진 9단 등 상위 랭커들이 대거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오유진 9단은 32강에서 이정은 1단을 시작으로 16강 권효진 8단, 8강 김경은 4단, 4강에서 이슬주 2단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스미레 3단은 박지영⋅김희수 1단, 김은선 6단, 허서현 4단을 차례로 꺾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정 9단의 불참으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여자 랭킹 2위 김은지 9단은 허서현 4단에게 일격을 당했다.
한국으로 건너온 지 3개월 만에 여자 랭킹 10위에 오른 스미레 3단은 4위 오유진 9단과 결승에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팽팽한 승부 끝에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에 오른 스미레 3단은 “어제 4강에서 허서현 4단에게 이기고 결승에 올라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스미레 3단에게는 1000만원, 준우승한 오유진 9단에게는 300만원의 준우승 상금이 각각 수여됐다. 한편 8~9일 열린 아마추어 부문에서는 이윤 선수가 아마춘향부 우승을 차지했고, 전국여성단체전 월매부에서는 수원팀이 우승했다.
제7회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는 남원시바둑협회와 전북바둑협회, 대한바둑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오켈리커피가 후원했으며 한국기원과 한국여성바둑연맹이 협력했다. 한편 이 대회는 한국기원이 공식 집계하는 프로 바둑 기록과 랭킹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