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 주목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자원과 지정학적 요충지로 정 회장이 오래전부터 중앙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삼은 국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에 들러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2건의 비료공장 사업 현안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5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다. 정 회장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에 맞춰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정 회장이 투르크메니스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진출 거점국가로서 이점이 많아서다.
우선 자원이 풍부하다. 현지 주요 자원은 석유·천연가스·유황·요오드며 이중 천연가스가 많다. 석유화학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투르크 천연가스 매장량은 러시아·이란·카타르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경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투르크 정부는 카스피 해 대륙붕 탐사 및 개발에 외국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14일 “중앙아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이외에 부상 중인 국가라고 들었다”며 “대기업 건설사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로 안다”고 말했다.
한-투르크 협력관계도 우호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LG상사 컨소시엄의 갈키니쉬 가스탈황시설 사업수주를 계기로, 우리 기업은 에너지 플랜트 및 인프라 건설 분야 대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투르크 국책 사업이자 최초 가스화학플랜트인 키얀리 가스화학플랜트 건설 사업에도 우리 기업이 참여했다.
양국 협력관계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한-투르크는 2019년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플랜트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 양국 협력을 석유화학·ICT·교통·국토정보·섬유·산림·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신성철 주투르크메니스탄 대사는 ‘‘위대한 실크로드의 중심지’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한국’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자원을 보유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양국 간 에너지·인프라 분야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치도 강점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동북아(중국)⋅남아시아(인도)⋅유럽(지중해) 등 3개 지역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에 정착하면 인접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하기 쉬울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엔 수도 아슈하바트에 지사를 개소했다.
대우건설은 현지 비료공장 입찰은 물론 아슈하바트 남서쪽 30㎞ 지역에 스마트 신도시를 짓는 ‘아르카닥 신도시’ 2단계 사업도 참여를 타진 중에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거점을 만들어 경험을 쌓고 주변으로 확장하는 게 수주계획에서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라며 “회사는 도시개발에 관심이 많고 비료공장이나 발전소, 인프라 부문에 경험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서 향후 발주가 많이 나올 걸로 전망되고 신 시장인 투르크를 개척하면 중앙아시아 타국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