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 연령 18.8세. 아프리카는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구 증가율 역시 매년 2.36%를 기록한다.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으로 ‘교육’이 꼽히고 있다. 올해는 아프리카연합이 지정한 교육의 해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프리카와 긴밀하게 교육협력을 해나가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4일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과 대표들이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이를 학습할 기반을 다지고 문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에서 ‘유네스코 한⋅아프리카 교육협력 포럼’이 열렸다. 홍문숙 부산외대 국제개발협력전공 교수 사회로 진행된 ‘아프리카가 원하는 아프리카: 한국의 교육협력 발전 방향’ 토론에서 이 같은 제안이 나왔다. 주제 토론에는 홍문숙 부산외대 국제개발협력전공 교수가 사회를 보며,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 탄자니아 대사, 이수인 에누마 대표, 박자연 사단법인 호이 대표, 한건수 강원대 문화인류학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토골라니 대사는 “교육 기반시설이 갖춰졌을 때, 중요한 다음 단계는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다”라며 “아프리카 곳곳에서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탄자니아만 봐도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를 운영하는 이수인 대표 역시 이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교실, 지역사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적 인프라에 더해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다른 나라의 에듀테크 솔루션을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아프리카 지역의 교육 환경 개선에 충분하지 않다는 걸 현장에서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각 국가마다 다른 교육적 수요,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도 “아프리카 현장을 오가며 연구를 진행한 지 30여년 정도 됐다”며 “아프리카 교육 환경은 각 지역마다 너무 다양하고 차이도 많이 난다”고 부연했다.
지속가능한 교육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교수는 “오전 세션에서 나왔던 ‘한국은 아프리카와의 교육협력에서 뭘 배웠는가’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한다면, 성과 없이 사업이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학생들에 관한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첨단 장비를 제공하는 등 경제적 지원도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축적하는 게 아프리카와의 교육협력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 자격을 갖췄음에도 학교 현장에서 활동하지 못하거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박자연 사단법인 호이 대표는 “교사와 상호작용이 학생의 학습 의지, 성취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단순 인프라 투자를 넘어 어떻게 커리큘럼을 구성할지, 교육제도와 행정 시스템을 구축할지, 교사 역략 강화, 학생과 교사 관계 등을 논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교육협력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덧붙였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