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지 훈련 기간 음주 및 성추행으로 자격정지 3년 중징계 처분을 받은 ‘피겨 간판’ 이해인(고려대⋅19)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27일 이해인 선수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성추행과 성적 가해는 사실이 아니”라며 “지난해 제가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였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김연아 키즈’ 타이틀을 꿰차며 한국 피겨 계보를 이을 간판급 선수로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은메달을 따면서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만약 자격정지 3년 징계가 이대로 확정된다면 이해인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해인은 YTN과 인터뷰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다가오는 밀라노 올림픽이 너무나 간절했다”면서 “지금은 사실상 도전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제 세상이 다 무너진 거 같아서 많이 슬프고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이해인 측 법률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는 “연인 관계에서 있었던 가벼운 스킨십이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소명하고, 이해인 선수가 잘못한 부분(음주)에 대해서는 선처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법조계 의견도 엇갈린다. 손정혜 변호사는 YTN 방송에서 “피해자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한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면 성추행이 성립할 여지가 있어서 후배 남자 선수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합의된 관계였는지 그 부분을 다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인은 “빙상연맹에서 조사받을 때 그 친구와 사귀는 사이였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하면서 “연인 사이에 애정 표현으로 생각했는데 성추행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프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한편 연맹은 지난 20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미성년자인 이성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이해인에게 자격정지 3년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이해인 측은 “연맹의 징계 결과에 대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해인은 지난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연맹 스포츠공정위에 회부됐다. 조사 과정에서 음주 뿐만 아니라 성적 행위가 발각되면서 징계 수위가 높아졌다. 연맹은 이해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미성년자 선수에게도 훈련 규정 위반(이성 선수 숙소 방문)을 적용해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