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 첫 TV토론 참패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인지력 논란이 커진 가운데, 미국인 70%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안팎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BS는 유고브와 함께 지난 28∼29일 전국 등록 유권자 1,13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2%p)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응답을 크게 앞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55%로 '출마 반대'(45%)보다 많았으나 격차가 크지 않았다.
전체 조사대상 중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2%나 됐다. ‘그렇다’는 27%에 그쳤다. 지난 6월 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5%, '그렇다'는 응답이 35%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지만, 실질적으로 당을 움직이는 고액 후원자들과 진보 언론을 포함해 내부적으로는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9일부터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어 후보사퇴론을 포함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상의가 오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지난 27일 첫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영향력 있는 지역지 중 하나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선(AJC) 편집진도 자체 회의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맥락에서 벗어난 말을 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 약점인 고령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4년 더 국정 운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만 키우게 됐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