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준비는 끝났는데…‘첫 타자’ 피하려는 금융사들

‘책무구조도’ 준비는 끝났는데…‘첫 타자’ 피하려는 금융사들

4대 금융지주 책무구조도 초안 구축 대부분 끝내
제출 시점부터 ‘관리의무’ 적용…‘먼저 매맞기’ 꺼려져

기사승인 2024-07-09 06:00:22
각사 제공.

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 도입이 시작됐다. 마지막 과정인 책무구조도 제출을 앞두고 금융사들은 눈치보기에 한창이다. 내부통제 등 관리 의무는 금융사가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부터 적용돼 먼저 매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에는 △책무구조도 도입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이행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 명확화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임원 제재조치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핵심은 ‘책무구조도’ 도입이다. 앞으로 금융사들은 임원의 직책별로 책무와 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한 문서인 책무기술서와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도식화한 책무체계도를 작성해 내년 1월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금융지주를 비롯한 은행들은 책무구조도 완성이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금융지주에서는 신한금융이 가장 빠르다. 지난 4월 신한은행에서 책무구조도 초안을 만들었고 현재 증권, 보험, 카드 계열사까지 초안을 구축했다.

KB금융지주는 5월 중 지주와 은행 외에 증권까지 초안을 구축했다. 책무 구조도를 위해 만든 ‘내부통제 제도개선 TFT’를 이달 중 마무리하는 등 관련 프로젝트도 거의 끝마쳤다. 하나금융은 책무구조도 초안 등을 만들고 준법 감시지원팀, 리스크관리팀 등이 참여해 TF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에서 작업이 상대적으로 늦어지면서 지난달 책무구조도 작업 막바지에 들어갔다.

우리금융도 개정 지배구조법령,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지주사와 은행의 책무구조도 초안을 업데이트 중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초 지주사의 책무구조도 초안을 완성하고 임원 전체와 3급 이상 관리자급 전원 등을 대상으로 1차 중간보고를 마쳤다.

이처럼 주요 금융그룹, 은행들은 책무구조도 초안을 완성해 점검 단계에 접어들었거나 완성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제출’에 대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하면 강화된 내부통제 관리 조치 아래에서 제재를 받는 첫 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 지배구조법에 따른 내부통제 등 관리 의무는 금융사가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금융사 입장에선 책무구조도를 작성했더라도 굳이 선제적으로 제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8일 “책무구조도 도입은 이사회 승인을 거치면 일주일 내에 제출해야 한다”며 “특히 7월에는 하반기 정기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의 부서이동이 있어 이번달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금융사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금융당국은 법정 기한 내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금융사에게는 일시적으로 도입기간 내 금융사고 발생 시 제재를 면책하는 인센티브 등을 고려하고 있다. 

강영수 금융정책과 과장은 “책무구조를 조기에 도입해 운영 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 기간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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