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사과문자 무시 공방전’(문자 공방전)을 시작으로 ‘22대 총선 비선실세 의혹’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9일 TV조선이 주최하는 ‘제1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1차 주도권 토론 중 문자 공방전 문제로 나경원·윤상현 당대표 후보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주도권 토론 첫 주자인 윤 후보는 “(22대 총선 패배가) 자신의 책임이면 응당 김 여사의 문자 사건을 사과해야 하지 않냐. 공사구분과 문자내용, 당무개입 등으로 말을 바꿨다”며 “멋지게 사과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나경원 후보도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김 여사의) 5개 문자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사과 의지가 없다고 했는데 원문을 보면 명백히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며 “공사구분을 얘기하는 데 (사과) 당사자이기 때문에 의사가 중요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통로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했지만 한 언론사의 보도와 다르다. 해당 언론사의 정정보도를 보면 사과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사과는) 당사자의 생각이 중요한 데 당무개입과 국정농단을 얘기하는 게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그 이후로 사퇴요구가 이어졌다”며 “말을 바꿨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의)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지금 사적인 대답이 공개됐으면 악몽 같은 상황이 됐다”고 받아쳤다.
이후 한 후보와 원희룡 당대표 후보 간 ‘22대 총선 비선실세 의혹’으로 공방전이 터졌다. 한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가 네거티브를 방지하자는 말을 높게 평가하지만,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동훈이 친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말을 했다”며 “어떤 가족이고 무슨 공천에 개입했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한 후보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근거가 없다면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며 “기사가 200여개 가까이 보도됐다. 원 후보가 사과해야 새로운 정치문화가 시작되고 비방하지 않는 문화가 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전당대회 다툼을 중지해달라는 당의 요청에 따라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당대회 다툼을 중지하고 정책과 비전의 경쟁을 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언급을 중단하겠다”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를 배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할 말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서병수 선관위원장과 황우여 비대위원장 등 정치 대선배들이 네 후보를 두고 읍소할 정도로 호소했다”며 “상호 간 다투는 모습은 안하겠다”고 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