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도 걸렸대”…숨었던 공황장애 환자들, 이젠 병원 찾는다

“연예인도 걸렸대”…숨었던 공황장애 환자들, 이젠 병원 찾는다

기사승인 2024-07-12 06:55:44
쿠키뉴스 자료사진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다고 밝힌 연예인들이 늘면서 같은 증상을 겪는 일반인들이 의료기관을 찾는 비율도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이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배 이상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또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됐었다.

연구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 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은 10만명당 65명 수준이었다.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은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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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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