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수들 ‘수련 보이콧’에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 아냐”

정부, 교수들 ‘수련 보이콧’에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 아냐”

기사승인 2024-07-23 11:43:18
권병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의 지도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정부가 유감을 표했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비상대응반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이번에 뽑는 전공의를 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용기 내어 수련을 계속하고자 하는 전공의를 위축시키는 일부 교수님들의 입장에 대해 정부는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7645명 모집 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모집은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8월 중 각 수련병원별 선발 절차를 완료한 후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채용 면접에 참여하지 않거나, 교육을 거부하는 방식 등으로 하반기 전공의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9개 진료과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연세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지도 거부 가능성을 시사했고,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정부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반장은 “출신 학교나 출신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의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환자와 국민 그리고 복귀하고자 하는 전공의들을 위해 하반기 수련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련병원을 향해서는 “각 병원은 전공의법에 따라 수련 계약과 수련 규칙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이 차별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하지 않은 수련병원에는 내년 정원 감축 등 불이익 적용을 검토 중이다. 권 반장은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페널티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검토해서 내년도 정원 결정 시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공의 관련 정책을 심의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총 13명의 수련환경평가위원 중 현재 2명인 전공의 위원을 추가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위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전공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 

권 반장은 “현재 8월12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개정을 완료해 이르면 11월부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