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언급하면서 증권사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금투세 도입에 발맞춰 서비스를 준비해온 업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30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에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배당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 환원을 유도하는 세제 인센티브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본시장은 1400만 개인투자자와 그 가족들까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이 기업의 성장에 따라 늘어난 수익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상품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다.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양도차익에 대해 20%를 과세한다. 3억원을 초과할 경우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금투세는 지난 2020년 문재인 정권 당시 마련됐으나, 여야 합의로 오는 2025년까지 유예된 상태다.
금투세 도입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부·여당과 야당 의견차이가 극심해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 폐지 발언으로 금투세 도입 여부는 오리무중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증권사들이 준비하고 있던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개인 투자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지수를 직접 만들어 자동 운용할 수 있게 설계된 자산관리 서비스다.
특히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는 커스터마이징한 지수 속에서 손실을 입은 종목들을 골라 매도할 수 있어 통산되는 손익 규모가 줄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투세에 따른 세율 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 증권사들이 해당 서비스 마련에 박차를 가했던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KB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KB자산운용이 개발한 다이렉트인덱싱 마이포트(MyPort) 엔진 도입에 대한 이용계약을 체결해 관련 서비스를 구성했다. 금투세가 폐지되면 준비했던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는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그동안 금투세 도입을 가정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홰 왔다”면서 “현재의 정책 불확실성은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다가온다. 특히 6개월 또는 1년 유예 결정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현 상황과 같은 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