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한동훈 신임 당대표 체제에서 정점식 정책위의장 거취를 두고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당내에선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31일) 모든 일정을 비운 채 당직 인선에 대한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지도부의 당직 개편에서 정 의장 교체 여부가 당내 갈등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당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은 서범수 의원은 한 대표에게 당직자 일괄사퇴를 제언했다. 서 의원은 3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대표가 임명권을 갖고 있는 당직자는 일괄사퇴 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한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 의원의 일괄 사퇴 요구에 대해 “새로운 당대표가 왔으니 절차상 그렇게 진행하는 게 맞을 거 같다”며 “이후 당대표가 새로운 당직자를 임명하는 형식으로 갈 거 같다”고 설명했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로 최고위 인선에 포함된다. 다만 임명권에 대해선 당헌에 따라 원내대표 동의를 얻고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 대표가 독자적으로 임명하기 어렵다. 정 의장의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가 뽑은 인사로 임기 1년 중 2개월을 채웠다.
당사자인 정 의장은 31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그것은 결국 당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라며 “내가 지금까지 계속한 것이 묵묵부답 아니냐”고 강조했다.
정 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시 한 대표와 원내 지도부가 대립 구도에 설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추 원내대표의 의견이 개진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3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만약 정 의장이 교체된다면 추 원내대표와 (한 대표가) 불편한 관계가 될 거 같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30일 비공개 회동을 진행해 당내 갈등이 봉합되는 상황에서 큰 분열을 만들 거 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다시 선임한다면 추 원내대표와 사전교섭을 통해 의견이 일치하는 정책위의장을 뽑을 거 같다는 게 이유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 이 사안은 충분히 내부적으로 조율이 될 수 있다”며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상의해서 의원들의 추인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다 조율된 후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동의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