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지방금융지주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JB금융지주는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BNK금융지주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DGB금융지주의 경우 실적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어닝쇼크’를 맞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거둔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은 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3261억원) 대비 13.5%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이 1969억원으로 전년 동기(1628억원)보다 21.0% 늘었다. 이는 주요 계열사의 고른 성장과 비이자이익 확대 등에 힘입은 결과다.
JB금융은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이 986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266억원)와 비교해 6.4% 늘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 영향으로 851억원에서 1325억원으로 55.7% 늘었다. 특히 2분기 비이자이익만 9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5.9%, 전분기 대비 172.2% 급등했다.
주요 경영지표 부문에서는 지배지분 자기자본이익률(ROE) 14.7% 및 총자산이익률(ROA) 1.17%를 기록해 동일 업종 최고 수준의 수익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특히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매출 확대와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역대 최저치인 34.1%를 기록했다.
JB금융의 은행 계열사 중 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1127억원, 광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1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광주은행은 비이자이익이 4배나 커지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JB우리캐피탈도 그룹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JB우리캐피탈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한 12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JB자산운용은 77.3% 줄어든 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166억원이었다.
BNK금융지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4602억원)보다 7% 늘어난 4923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 같은 기간(2034억원)보다 19.4% 증가한 24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대출자산 확대에 따른 은행 이자이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부문은 지난해 2분기 대비 321억원 증가한 229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BNK부산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BNK경남은행은 순이익 1031억원을 시현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1% 증가했다.
그룹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적정 이익 실현과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비한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전 분기 대비 16bp 상승한 12.16%로 개선됐다.
BNK금융과 JB금융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시중은행으로 전환에 성공한 DGB금융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3098억원) 대비 51.6% 감소한 1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반토막’이 난 셈이다.
순이익 규모가 급감한 이유에는 대규모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있다. DGB금융지주는 상반기에만 4756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2354억원)보다 102.0%나 급증한 규모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리스크로 다른 계열사보다 훨씬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850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6.6%에 달한다. 우발채무는 향후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때 생기는 채무를 의미한다. 충당금은 순이익에서 떼어 적립하는 만큼 자연스레 순이익도 줄어든다.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도 저조하다.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줄었다.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인 290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여기에 iM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70억원으로 전년 동기(436억원)보다 38.1% 줄었다.
DGB금융 관계자는 “최근 높아진 채무 상환 부담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은행, 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대손충당금이 일제히 증가했고 고금리 장기화, 내수부진으로 전반적인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남은 하반기에는 취약 부분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전 계열사의 자산 건전성을 안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