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전력공급을 위해 설치할 청량리 변전소와 인근 아파트 간 거리가 더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거리는 지난 4월 지역민을 대상으로 연 공청회에서 밝힌 내용의 절반 수준이다. 뒤늦게 사실을 인지한 정부는 환경보존방안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A동과 변전소간 거리는 18.2미터로 확인됐다. 이는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된 36미터 대비 2분의 1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이러한 내용의 답변을 민원인에게 발송했다.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정확한 거리 산정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1일 “(이격)수치가 환경영향평가와 달라진 건 사실이고 우리도 알고 있다”라며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는 모두 입주하기 전이었고 최종 준공 도면도 없었다. 정확한 거리를 산정하기 어려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거리가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라면서도 “변전소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되는지 새로 도출된 거리에 맞춰서 분석해볼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입주민에 따르면 고압송전선로에서 관한 내용도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됐다. 설계도 상 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 D동과 송전선로 간격은 25미터에 불과하다. 어린아이들이 해당 선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 직접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관해 “고의로 누락한 건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 우려를 해소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GTX-C 사업자로 하여금 새 거리 기준에 맞춰 소음, 진동, 전자파 영향도 분석 등을 주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변전소 전자파 영향을 지역민이 참관해 함께 측정해보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전자파 우려에 대한 정부와 인근 주민 입장차가 첨예한 만큼 사업부지 변경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국토부는 GTX-C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부지 이전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지 이전은) 지자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