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지하주차장 화재로 공포증을 확산한 가운데, 과충전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18년 3건, 2019년 7건,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화재 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전기차는 한 번 열이 붙는다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열폭주는 배터리가 과열한 뒤 주변 배터리로 열을 옮기면서 연쇄적으로 터지는 현상이다. 일시적으로 온도가 1000도 이상까지 오른다.
국립소방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의 불길은 화염이 위로 솟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수평으로 진행된다.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화재 전이 속도가 더 빠르다.
충전율에 따른 화재 전이 속도 차이도 나타났다. 충전율이 50%일 경우, 바깥쪽 배터리에서 보여진 열폭주가 전체로 퍼지기까지 32분이 걸렸다. 하지만 100% 완충된 배터리에서는 7분 50초가 소요됐다. 완전 충전한 전기차에서 불이 났을 때 초기 진화가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셈이다.
충돌 사고로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를 가정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배터리 충전율이 낮을 수록 화재 전이 시간이 지연됐다. 소방연구원 측은 “충전율이 20% 이하로 낮으면 불이 저절로 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실험은 배터리팩만을 활용한 실험이다. 실제 전기차 화재 연소 속도보다 다소 빠르다. 배터리팩 구조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른 지자체의 변화도 감지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통해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 제한한 전기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권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