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사들에게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약품 판촉영업(CSO)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268명을 입건했는데 이중 의사가 231명이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이트 자금을 대신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CSO 업체 7곳을 지난 13일 압수수색했다”라며 “현재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고려제약이 의사와 약사 등 의료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약을 쓰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현재까지 268명을 입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입건자 가운데 231명은 의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청장은 “입건자 268명 중 200여명 이상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사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이나 금품을 제공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려제약 외 다른 제약사들과 의사들의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경기도 안양의 한 대형병원이 연루된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의사 1명을 포함해 5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안양 병원의 병원장 등 관계자들이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을 사용하기로 하고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총 32건을 수사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21일부터 5월20일까지 2개월간 운영한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집중 신고 기간’에 신고된 사건을 지난달 말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접수된 불법 리베이트 신고 대상에는 제약회사뿐 아니라 의료기기 회사, 병·의원, 의약품 도매상 등도 포함됐다.
한편 경찰은 임신 36주차에 낙태했다고 주장한 유튜버와 관련해 “지난주 금요일 이후 추가적인 진행 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유튜브에 한 여성이 임신 36주차에 낙태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진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복지부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해 게시글 작성자 및 관련 의료진 등 6명을 살인 방조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또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의 모욕성 게시글 작성 관련 수사에 대해선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 A씨로부터 관련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받은 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김 청장은 “박단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참고인 조사가 진행됐는데 향후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