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팀 마지막 주자 최정 9단이 막판 2연승으로 힘을 냈지만 거기까지였다. 신사팀 ‘끝판왕’ 조한승 9단을 넘기엔 역부족이었고, 조 9단은 16⋅17기에 이어 18기까지 3년 연속 신사팀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우승을 결정짓는 수훈을 세웠다.
26일 오후 7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막을 내린 제18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23국에서 신사팀 주장 조한승 9단이 숙녀팀 최종 주자 최정 9단에게 23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최종 스코어 12:11 신사팀 우승을 확정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대국 시작과 동시에 발발한 좌하 전투에서부터 조한승 9단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조 9단은 특유의 유려한 행마로 전투의 주도권을 움켜쥐며 앞서나갔고, 국후 승부처로 짚은 우상 전투에서 득점하면서 승세를 확립했다.
패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최정 9단이지만 숙녀팀 선수 11명의 응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돌을 던지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마지막 순간, 조 9단은 장고 끝에 패싸움을 걸어가는 결정타로 최 9단의 짐을 덜어줬다. 당연한 듯 보였던 최 9단의 좌하귀 팻감이 ‘던질 곳을 찾은 수’가 됐다.
신사 팀 우승을 결정한 조한승 9단은 “이기게 돼 기쁘다”면서 “우상귀 처리가 잘 되면서 괜찮겠다 생각했다”고 총평했다. 조 9단은 “오늘 내용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최정 선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부담은 저보다 최정 9단이 많았던 것 같다”고 운을 뗀 조 9단은 “저는 이전에 이겼기 때문에 져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신사팀 선수들의 응원은 특별히 없었다는 조 9단은 “제가 부담을 갖게 될까봐 배려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옥션배는 신사팀과 숙녀팀이 각각 12명씩 팀을 이뤄 연승 대항전으로 승부를 가린다.
조한승 9단의 최종국 승리로 신사팀 우승으로 막을 내린 지지옥션배 총규모는 2억4500만원,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3연승 시 2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기본 20분에 착수할 때마다 30초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