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권 최대의 축제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가 개최됐다. 2019년 처음 개최된 이후 6회차를 맞이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27~29일까지 ‘핀테크와 인공지능, 금융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서울 동대문DDP에서 진행된다.
행사는 KB금융그룹을 비롯해 신한·농협금융 등 금융지주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뱅크샐러드, 핀다 등 국내 핀테크 기업, 유관기관, 지자체, 해외정부·기관 등 총 85개 부스에서 109개 기업·기관들이 핀테크 서비스와 기술을 홍보한다.
핀테크 위크의 가장 큰 장점은 매년 금융업계가 중시하는 기술 트랜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개최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3에서는 여러 금융사들이 ‘간편결제’ 기술 시연을 비롯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보안성을 강조한 ‘인증기술’이나 해외송금·결제 서비스들이 관심을 받았다.
금융지주 ‘마이데이터·AI’가 미래다…포트폴리오·챗봇 서비스 선봬
올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마이데이터가 금융사들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들은 각 계열사들이 AI를 기반으로 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27일 KB금융 부스는 AI 트랜스포메이션(AX)을 주제로 부스를 꾸몄다. 여기에 대표 생성형 AI Chat GPT를 활용해 즉각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KB증권 Stock AL, 마이데이터와 AI를 접목한 KB국민은행 ‘AI 포트폴리오’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신한금융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의 ‘내부용 생성형 AI 챗봇’이 눈에 띄었다. 단순 경영 지원뿐만 아니라 한국어-영어 번역 기능을 탑재했으며 신규 이벤트들에 대한 간략한 해설을 통해 고객 영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망분리 규제로 외부 생성형 AI를 끌어올 수 없어 모두 내부 개발했다”며 “사규 등 내부 질문의 경우 근거까지 알려주는 등 AI로 만들어진 비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부스에서는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번역 플랫폼 ‘플리토’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우리은행은 금융환경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또한 올해 두 번째로 참가한 삼성금융에서는 모니모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니모는 삼성금융이 제공하는 자산분석, 보험 가입 내역 등의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자회사를 하나로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미래의 부동산 ‘임장’이다…네이버페이가 그린 미래
1관을 넘어 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자리잡은 2관으로 이동하면 네이버페이의 부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핀테크 위크에 VR기기를 착용하고 부동산 매물 곳곳을 구경할 수 있는 ‘부동산 VR 매물·단지투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자도 직접 VR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를 3D로 재구성해 단지 내 매물의 매매가를 살펴보거나, 직접 매물의 내부도 확인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거실·주방·큰방 등을 누르면 실제 아파트 내부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화면이 눈앞에 들어온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드론으로 촬영한 대규모의 고해상도 2D 이미지를 AI로 정합한 후 3D로 복원하는 기술을 적용해 실제 현실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며 “VR투어가 가능한 단지와 매물을 적극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서울 헬리오시티 △고덕그라시움 △DMC래미안e편한세상 △성남 분당 파크뷰 △e편한세상부평그랑힐스 등 서울과 수도권의 5개 아파트 단지를 VR로 투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의 경우 보험진단 AI와 주식봇 등 인공지능을 금융에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토스는 처음으로 ‘얼굴인증 암표방지 서비스’를 시연했다.
토스앱에 접속해 본인 얼굴을 등록하면 공연장 입장 시 별도의 티켓 확인 없이 얼굴 인식으로 입장이 가능한 서비스다.
핀다는 AI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새로 선보였다. 현장 관람객들은 핀다 부스 체험존 내에 설치된 PC와 태블릿으로 △상권 분석 △주거 및 유동 인구 파악 △외식업 창업 계산기 등 오픈업의 다양한 기능들을 자유롭게 경험해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개막식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디지털 금융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금융법제 재점검 △핀테크·금융회사 간 협업 강화 △비욘드 샌드박스 △핀테크 기업 국제화 전략 마련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병환 위원장은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새로운 지적시대의 여명 속에 살고 있다”라며 “인터넷 혁명의 초기에 그랬듯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와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일시적 시도가 아니라 지속적 과제이며, 향후 금융이 나아갈 길이다”라며 “과거의 잣대가 현재와 미래를 재단하는 불합리한 사례가 없도록 과감한 디지털 금융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