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조직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권’입니다. 관료화된 부분을 쇄신해야 합니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 사무총장은 지도부 주요 인사로 전략의 초석을 만드는 자리다. 당대표를 제외한 당4역 중 하나로 꼽힌다.
서 사무총장은 3일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에서 22대 국회를 두고 “21대 국회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이다 보니 참아야 할 상황이 많다”며 “전대 국회에서 야당을 하던 것과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당인 야당이 횡포를 해도 여당이라는 책임감에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충분히 항의하고 싸워야 하는 문제도 국민과 민생을 고려해 다독거려서 넘어갈 때가 있다”고 전했다.
서 사무총장은 여소야대의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방법으로 ‘정확한 당의 진단’을 꼽았다. 그는 “당이 처한 부분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지난 대선과 지선을 승리했지만 2년간 변화를 이루지 못해 매력적인 정당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하지 못하는 부분을 깨나가야 한다. 과거 당심이 민심을 역행한 순간이 있었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이어진 모습이 국민의 기대에서 멀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심과 민심을 맞춰간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총장은 “7·23 전당대회에서 당심과 민심을 직접 느끼게 됐다. 한 대표가 당심과 민심을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며 “당심도 중요하지만 선거의 승리를 위해 중도층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의 본질’이 승리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당의 주요 목적은 집권으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승리를 위해서는 양당의 고정 지지층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도층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당이 변화하면서 국민의 눈에 배려 깊은 정당이 돼야 한다. 아직은 변화가 약하다”고 조언했다.
서 사무총장은 변화를 요구하는 당심의 사례를 꺼내 들어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가 된 시절을 살펴보면 당원들의 생각이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저런 사람이라도 데려와서 당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대표도 비대위원장 시절 총선 책임에도 민심과 당심 63%가 지지한 것은 변화를 이끌어달라는 의미”라며 “당심이 움직인 만큼 당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막연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며 “내외부적인 평가를 확인하고 당이 ‘승리’ 할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총장은 ‘이길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당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순간 당이 관료화돼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는 당이 지향해야 하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해 냉정한 판단을 받고 조직이 다시 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일 PT 경쟁을 통해 외부업체를 결정할 것이다. 11월 중순까지 당을 진단하고 12월까지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라며 “당의 싱크탱크로 권위가 있었던 여의도 연구원도 재정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치가 무엇이냐’고 서 사무총장은 “행정은 편한 사람과 하는 작업이라면 정치는 불편한 사람과 하는 협업이라는 말이 있다”며 “민주주의는 더디지만 함께하는 과정이다. 소통과 설득의 노력이 필요한 일련의 과정으로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속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서 지역에 자주 내려가지 못해 죄송하다. 정치인의 뿌리는 지역에 있다”며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중앙에서도 힘 있게 무언가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민들이 연락이 와 이해한다는 말을 하면 마음이 뭉클하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중앙 무대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