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대비 7.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7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상용차 포함) 판매 대수는 329만3000대로 지난해보다 7.1% 상승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미국 테슬라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보다 역성장하며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주력 차종인 모델 3·Y의 부진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1% 감소한 63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기준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NE리서치 기준 지난 2022년 20.4%, 지난해 21.3%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SNE리서치는 “유럽에서만 전년 대비 12.2%, 북미에서는 8.3% 줄었다”며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생산량을 감축한 데다 유럽에서 관세를 인상하면서 판매량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우디, 포르쉐, 스코다 등이 속한 2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한 40만5000대를 판매했다. 주 타깃인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3위는 현대자동차 그룹으로 약 30만900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4.7% 역성장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의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부진한 판매량을 나타냈지만, EV9의 글로벌 판매는 확대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EV9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새롭게 출시된 EV3의 고객 인도가 시작되며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 시장에서는 지난해보다 1.6% 성장한 172만1000대 판매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5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유럽 시장에서 BMW(12.6%), 메르세데스 벤츠(20.0%), 지리(22.3%) 등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지난해 동기보다 9.3% 증가한 99만7000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역성장하고 있는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그룹, 스텔란티스, 포드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북미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12% 증가한 42만3000대 판매됐다. 중국 BYD(비야디)와 상하이자동차(SAIC)의 아시아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67.9%, 91.8% 상승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11월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고 46.3%의 관세율을 부과한다. 이에 대응해 BYD, 샤오펑, 체리자동차, 지리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유럽 현지 생산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E리서치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을 통한 중국산 전기차 제재 방침에도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 판매량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각국이 관세정책을 통해 목표하는 수준만큼 자국 시장을 보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