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를 받아 영구 제명된 손준호가 중국축구협회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4시 수원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경찰에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는 “사법기관에 따르면 전 산둥 타이산 소속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얻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했다. 축구 경기 조작으로 불법 이익을 얻었다”면서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금지한다”고 손준호에게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가 FIFA를 거쳐 최종 승인된다면,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가 징계를 철회하지 않는 한 국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손준호가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결정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한 항소다.
무거운 마음으로 기자회견에 임한 손준호는 “처음에 경찰이 뇌물수수혐의죄로 체포한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당황스럽고 어이없었다. 결백한데,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변호사를 고용하려고 했더니, 경찰이 변호사까지 필요 없다고 해서 신청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며칠 있다가 나를 구치소로 끌고 갔다. 중국 경찰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했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와이프가 외교부를 통해 여기 구치소로 와 같이 조사해야 한다고 겁을 줬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중국 경찰들은 핸드폰을 통해 내 딸과 아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나. 엄마까지 여기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냐’고 했다. 그러니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공항에서 체포된 후 가족들이 한국을 갔는지, 중국에 남았는지, 어디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더 겁이 나고 가족 생각이 더 났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손준호는 “그때 중국 경찰이 나에게 제안했다.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일에서 15일 이내에 나갈 수 있다’고 회유했다. 몇 번이고 물었다. 너무나 겁이나 어쩔 수 없이 뭔지도 모르는 혐의를,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했다”고 밝혔다.
3주 뒤 가족들이 한국에서 신청한 변호사와 접견했다던 손준호는 “변호사가 ‘잘못도 없는 데 왜 혐의를 인정했나. 진실을 번복하라’더라. 내가 너무 바보 같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걱정,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한 판단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손준호는 “무혐의 주장을 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를 가져와 압박했다. 중국 공안 주장을 반박했다. 수사 과정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변호사에게 보여달라고 신청했지만, 공안은 음성 파일이 없다는 답을 했다”며 “그들(공안)이 당당하다면 음성 파일을 공개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나를 어떻게 조사했고, 자백을 받아냈는지 보여줬으면 좋겠다.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초기부터 압박 조사를 해 거짓 자백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손준호는 “지금껏 대응하지 않고, 못했던 얘기들이다. 이제라도 얘기해 마음이 홀가분하다.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