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이 ‘반칙패’가 속출하는 현행 바둑 규칙을 7년6개월 만에 개정했다. 특히 계시기와 관련해 반칙패가 속출했던 사례를 보완한 점이 눈에 띈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 프로기사를 대상으로 ‘한국바둑규칙 및 경기규정 개정 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존 경고→반칙으로 이뤄졌던 규정을 주의→경고→반칙으로 완화해 세분화하고, 착점 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판정, 계시기 사용과 관련된 부분을 명확히 명시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계시기 관련 부분을 살펴보면, 먼저 계시기에 손을 올려놓거나 착점한 손으로 계시기를 누르지 않는 경우에는 ‘주의’ 처분을 받는다. 반칙패가 속출했던 ‘착점 후 계시기를 누르고 사석을 들어낸 경우’에는 기존 ‘반칙’ 처분 대신 한 단계 완화된 ‘경고’를 받는다. 경고가 부여되면 벌점 2집이 함께 부과되며, 경고가 2회 누적될 경우에는 ‘반칙패’로 경기가 종료된다.
한편 마지막 초읽기에서 사석을 모두 들어내지 않고 계시기를 먼저 눌렀다 반칙패를 당한 사례는 바둑리그, 지지옥션배 등 바둑TV 생중계 대국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다. 당시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를 감상하던 바둑 팬들은 ‘반칙패는 과하다’, ‘벌점을 주고 대국은 계속 진행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쏟아낸 바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변경된 한국바둑규칙 및 경기규정은 한국기원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후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며 “다만 차주 개최되는 ‘레전드리그(시니어리그)’부터 대회 규정으로 미리 넣어서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위원회에서 개정된 룰이 통과되면 공식 발표 절차를 거쳐서 전체 기전에 적용하는 수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