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4년 만에 첫 삽을 뜬 의정부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의정부시가 돌연 바둑리그 팀 해체를 확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3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을 추진하며 ‘바둑메카’ 사업에 나선 의정부시가 대한민국 최대 바둑 기전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바둑메카 의정부’ 팀을 돌연 해체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예산 감축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바둑리그에 불참하게 됐다”면서 “바둑리그는 한국기원에 3억원의 참가비를 내야하고, 운영비를 합치면 시에서 3억3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시니어리그는 참가비 4000만원, 운영비를 합쳐도 총 5000만원 정도면 참가할 수 있어 시니어리그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는 현재 ‘의정부 행복특별시’라는 팀명으로 쏘팔코사놀 2024 레전드리그(전 시니어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시니어리그는 본격 기전인 바둑리그와 달리 일종의 이벤트 기전으로 분류되는 제한기전이다.
의정부시는 호원동 403번지 직동근린공원 인근에 부지면적 1만2597㎡, 연면적 9849㎡,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396억5400만원이 소요되는데, 국비 98억5100만원, 의정부시에서 추가로 298억3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재정 여력이 없는 의정부시는 바둑전용경기장을 지방채를 발행해 짓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발행을 예고했던 지방채 300억원 중에 100억원이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에 쓰이고 있다. ‘빚내서까지 바둑전용경기장을 지어야 하냐’는 내부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예산 부족으로 인한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바둑전용경기장 건립 이후 세수 확보 계획이 전무하다는 점 또한 비판 대상이다. 현재 한국기원은 바둑 팬들의 ‘직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바둑전용경기장 건립 이후에도 이 공간이 개방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바둑전용경기장은 건립 이후 한국기원이 운영하게 되기 때문에 의정부시에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점 또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이다.
한국기원은 의정부시에 건립되는 바둑전용경기장 내 바둑 팬들의 직관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있는지 묻는 쿠키뉴스의 질문에 “아직 공사가 끝나려면 멀었다”면서 “완공된 이후 내부 운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달 착공한 바둑전용경기장은 2026년 8월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