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2심 이혼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상고이유서에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글을 인용해 결혼 생활의 불화와 항소심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반면 노소영 관장은 최 회장 재산에 자신이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KBS에 따르면 최 회장은 상고이유서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을 인용해 노 관장과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 내외가 사망한 1998년 무렵부터 불화는 돌이킬 수 없었고, 쇼윈도 부부 생활을 유지했다”며 “혼외자에 대해선 지금도 반성하고 있지만 아이의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의 1조3,800억원을 분할하라는 결정에 대해선 “외도와 혼외자 등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전제가 됐다”면서 “이혼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지만 법 적용과 집행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SK주식 등 재산은 최 회장이 선대회장에게서 증여받은 자금으로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며 '장기간 혼인' 과정에서 생긴 모든 재산을 획일적으로 나눈다면, 민법상 부부별산제 원칙은 형식만 있고 의미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던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자 상고이유서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노 관장 측은 “현재 최 회장 자산은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노 관장 가족의 대체 불가능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룰 수 있었다”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굳이 일을 하려면 미술이나 예술쪽 일을 하라고 요구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산 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희생과 기여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 측이 재산분할에 그룹 존망이 달린 것처럼 호도하지만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