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불경기에…국내 기업, 구조조정·희망퇴직 단행

이어지는 불경기에…국내 기업, 구조조정·희망퇴직 단행

기사승인 2024-12-01 16:15:39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희망퇴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경제단체가 실시한 경영 전망 조사에서 내년 국내 기업 절반, 대기업 60% 이상이 긴축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해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조직 개편,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움직임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49.7%는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 경영’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응답 비율은 2019년 조사 이래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내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61.0%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기업들이 현재 위기를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침체에 더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이런 위기감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특히 기업들이 긴축 경영의 방안으로 원가절감, 인력 운영 합리화, 투자 축소 등을 꼽은 만큼 올해부터 본격화한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개편을 통한 슬림화, 사업부 매각, 임원 감축, 희망퇴직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단행했던 사장단 인사를 올해는 11월 말로 앞당겨 DS 부문의 인력 재배치를 중심으로 사업 조직 효율화를 단행했다.

SK그룹은 비주력 사업 매각, 임원 교체·승진 최소화 등을 통한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 합병에 맞춰 SK이노베이션 산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교체했다. SK렌터카 등 비주력 사업은 매각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15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이달 중순 예정된 임원 인사에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에 매각했고, 최근 철강 경기 침체를 맞은 포스코는 중국 내 보유한 유일한 제철소인 '장자강포항불수강'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인도와 남미 일부 법인에서 10% 수준의 감원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도 직원 1인당 최대 3억원 위로금을 주는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생산직 희망퇴직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다.

LG그룹 계열사 중에선 LG헬로비전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T는 현장직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에 따라 전체 인력의 6분의 1에 달하는 2800명이 퇴사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롯데온, 롯데면세점이,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SSG닷컴,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호텔롯데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건비와 내수 경기 부진 등의 부담으로 인해 기업들이 경영 긴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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