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이어 농협까지...금융권에 부는 칼바람

신한·KB 이어 농협까지...금융권에 부는 칼바람

안정 대신 변화 선택
고강도 인적쇄신으로 조직에 긴장감
전임자 지우고 본인 색깔 강화

기사승인 2024-12-08 06:34:04
KB금융 양종희 회장.

KB, 신한 등 국내 선도 금융그룹에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금융그룹 회장들이 취임 2년을 맞아 본격적인 ‘자기 색깔’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대규모 인사교체가 예상된다.  

KB금융 “불확실한 금융환경…안정 속 변화”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4개 계열사 중 3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키로 했다. 

KB증권은 현 경영진인 김성현 IB부문 대표와 이홍구 WM부문 대표가 연임을 추천 받았다. KB금융은 김 대표와 이 대표 재추천 배경 대해 우수한 성과를 시현 중인 KB증권의 경우 연속성 있는 경영 전문성 발휘를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카드·라이프생명보험·데이타시스템 등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교체가 결정됐다. KB국민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엔 김재관 현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이 추천됐다.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후보엔 정문철 현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후보로는 박찬용 현 KB국민은행 기획조정담당 부행장이 추천됐다. 대추위는 인사의 방향성을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안정 속 변화’에 방점을 두고 경영 능력이 입증된 대표는 연임시켰다고 설명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두 번째로 단행하는 CEO 인사인 만큼, 전임자 색깔을 지우고 ‘양종희 색깔’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 회장이 발탁한 인물인 이환주 KB라이프 사장이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낙점된 것을 시작으로, 양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평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신한금융 “바람 바뀌면 돛 조정해야”…본부장→CEO, 파격 인사도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5일 13개 자회사 중 9개 자회사 CEO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경영성과와 내부통제 강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연임이 추천됐다. 신한카드·증권·캐피탈·제주은행·DS 등 9개 자회사 CEO는 일제히 바뀌었다.

1년 전 정기 인사에서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전원 연임을 결정했던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면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본부장급 인사를 CEO로 선임하는 등 파격 발탁을 통해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신한카드 문동권 사장 후임으로 박창훈 본부장이 추천됐다.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도 본부장급에서 CEO로 전격 신규 추천하며 ‘직위보다 경영능력’이라는 인사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 관계자는 “자회사 CEO 교체 폭을 대폭 확대하여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고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교체 유력한 농협도 ‘긴장’

NH농협금융지주 역시 큰 폭의 인사교체가 예상된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NH투자증권 차기 사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충돌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연임 사례가 원체 적은데다, 이석용 은행장 재임 중 금융사고가 6차례 발생했다. 강 회장은 “중대사고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지주가 농협금융 회장과 농협은행장 교체에 맞춰 최근 서국동 NH농협손해보험, 오세윤 NH저축은행, 이현애 NH선물 대표 등 계열사 3곳 최고경영자(CEO)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들은 올해 초 취임해 임기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전임 회장때 선출된 인사를 바꿔 강 회장이 조직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농협금융 인사는 내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2022년 12월12일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내정한 데 이어, 같은달 22일 농협은행장을 내정한 이력을 보면 올해도 비슷한 일정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사 3곳 CEO 사표 제출과 관련해서 농협금융 측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